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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美 머물던 남욱에 ‘폰 정보 삭제 프로그램’ 제안

입력 | 2021-11-05 03:00:00

여러 차례 통화하며 검찰수사 대비, 金 대질조사중 南에 네 손가락 펼쳐
‘유동규 수표 4억 말맞추기’ 의혹… 법원 “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대장동 개발 로비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펀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수감 중)가 올 9, 10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머물던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면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씨는 남 변호사에게 휴대전화 전자 정보를 완전히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 설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17일 귀국 직후 김 씨와의 보이스톡 등 통화 기록을 정리한 뒤 검찰에 제출했다. 김 씨와 남 변호사가 대질조사를 받던 지난달 21일 김 씨는 검찰청 복도에서 대화를 하다가 남 변호사에게 손가락 네 개를 펼쳐 보였다고 한다. 검찰은 김 씨가 올 1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에게 건넨 수표 4억 원과 관련해 서로 암호를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검찰 수사 전 이 수표를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를 통해 남 변호사에게 보내 자금 세탁을 했는데, 김 씨와 남 변호사가 뇌물이 아닌 빌린 돈이라며 진술을 맞추기로 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검찰청 복도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하며 “구속 수사를 하지 않으면 김 씨와 남 변호사가 입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4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김 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