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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 정보제출 임박…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한적 정보’ 제출 가능성

입력 | 2021-11-05 11:20:00


미국 정부가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계와 학계에 요청한 반도체 정보제출 마감 시한(11월8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보 제출을 어느 수준까지 할 것인지 고민이 깊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한된 수준의 정보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미국 연방 관보와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 정보 응답 서식을 제출한 기업은 6곳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상무부에 제출한 내용을 살펴보면 일부 기업은 제한된 정보만을 기재했고, 모든 요청에 공란으로 제출한 기업도 있었다.

이스라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타워세미컨덕터, 세계 1위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업체인 대만의 ASE 등이 제한된 수준의 정보를 미국 상무부에 제출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생산업체에 Δ생산능력 Δ제조공정 Δ생산품 Δ고객사 Δ리드타임 Δ제품재고 Δ공급이상 등의 항목에 대해 답할 것을 요청했다. 반도체 업체마다 영업기밀로 판단하는 부분이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고객정보, 제품재고 항목이 민감한 정보로 꼽힌다.

타워세미컨덕터는 주요 공정 노드(nm·나노미터), 제품이 활용되는 산업군의 비율 등을 제출했는데, 고객사에 대해서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고 ‘휴대폰 산업’ ‘데이터 센터 산업’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정보를 제출했다. 리드타임(고객이 주문부터 제품을 받기가지 기간)은 2019년 2일에서 현재 3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재고는 ‘수일’(days)이라는 표기만 한 채 제출했다.

공급중단과 관련해 타워세미컨덕터는 “발전된 수요공급 예측 시스템으로 작년과 올해에 공급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기술했다.

ASE는 모든 정보요청 항목에 아무것도 기입하지 않은 채로 응답 서식을 냈다. 다만 비공개 항목으로 또 다른 서식을 제출해 이 안에는 영업기밀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제출한 정보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지만 비공개로 제출한 자료는 미국 상무부만 열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정보를 제출한 수준을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고객과 관련한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은 채 제한된 수준에서 정보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다면 ASE처럼 별도의 비공개 서식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정보제출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게 없고, 내부 검토 중”이라며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말 “상무부가 인텔, GM, 인피니온, SK하이닉스 등이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에 감사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인 대만 TSMC의 경우 정보요청에 응할 방침이지만, 민감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정보 요청에 대해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대응할 것이지만 제출된 정보가 공급망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강제적인 조치를 사용해야 하는지는 참여하는 기업의 수와 제출된 정보의 질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9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반도체 정보제출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