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에 최종 선출된 후 홍준표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5/뉴스1 © News1
국민의힘은 이날 윤석열 후보를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정계 입문 이전부터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이름을 올린 윤 후보는 경선과정 내내 다른 후보들의 최우선 견제 대상이 됐다.
특히 윤 후보와 홍준표 경선 후보의 신경전은 지난달 8일 2차 예비경선 직후 격해졌다.
이후 홍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를 싸잡아 “범죄 공동체”라고 비판했고 윤 후보 측은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이른바 ‘깐부 동맹’으로 잦아드는 듯했던 갈등 국면은 윤 후보의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는다”, “선거 4연패 주역들이 당의 터줏대감 역할을 한다” 발언으로 다시 확산했다. 홍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앞잡이”, “정신을 못차렸다”고 받아쳤다.
본경선 TV토론 뒤 윤 후보와 유 후보의 삿대질 갈등, 윤 후보가 홍 후보의 어깨를 치는 영상은 정치 선후배 사이 ‘예의 논쟁’을 낳았고 후보들 지지자 사이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 개 사과 사진 파문으로 국민의힘 안팎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최근에는 홍 후보 측이 윤 후보 측의 당협위원장 공천 협박 의혹과 연판장 사인 강요 의혹 등을 제기했고 윤 후보 측은 홍 후보 측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맞잡은 채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후보. 2021.11.5/뉴스1 © News1
홍 후보가 이날 오전 후보 선출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백의종군’이라는 표현을 언급했다가 삭제한 점도 이러한 ‘원팀 우려’를 증폭시킨다.
홍 후보는 “제가 후보가 되면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정권교체의 대장정에 나설 것”이라며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하늘의 뜻으로 생각하고 경선 흥행의 성공 역할에 만족 하고 당을 위한 제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했다.
이어 “백의종군하겠다”는 문장을 적었지만 1분 뒤 곧바로 삭제했다. 이를 두고 패했을 경우 통합 선대위 합류 등 윤 후보 지원 가능성에 거리를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낙선 후보측 관계자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세훈 당시 후보의 연설 장소마다 따라다니면서 목소리 터져라 지원 유세하는 정도의 그림이 발생할 가능성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후보들이 케미(chemistry·사람 사이 조화나 화학반응)를 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 후보들의 감정 섞인 갈등은 모두 녹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국정안정론보다 정권심판론이 여론의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총선 참패 이후 당내 주류 세력이 없어졌다는 점도 낙관적 전망에 힘을 더한다. ‘친문’이 주류인 민주당에서는 ‘비문’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단단하게 뭉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여권의 상황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기성 정치인들과의 악연이나 편견이 비교적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후보들과 의원들을 포용력있게 끌어모을 수 있고 용광로 캠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