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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집단상담-AI심리서비스… 대학교들 ‘학생 마음건강 지키기’ 나서

입력 | 2021-11-06 03:00:00

[위클리 리포트]교육부, 우수 대학 25곳 선정



호서대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우울감을 해소하고 마음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5월 원예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각자 완성한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호서대 제공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지난달 21일 ‘대학생 마음 건강 1학기 우수 사례’ 25곳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

충남 아산시에 있는 호서대는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힐링 라이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호서대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대학 적응력 전수 검사에서 1학년 학생들의 정서 점수가 전년 대비 낮게 나온 것이 계기였다.

호서대 관계자는 “지난해 사전 검사를 진행했을 때 정서 관련 부문에서 1학년 학생들의 점수가 51.7점으로 전년 대비 3∼4점 낮게 나왔다”며 “코로나19로 선후배 관계가 단절된 것이 정서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서대는 힐링 라이프 프로그램을 통해 원예 심리치료, 명상, 색채 심리치료 등의 활동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98명, 올해는 7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또래상담 프로그램,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 간의 교류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4월 51.7점이었던 20학번 학생들의 정서 점수는 3개월 뒤 치러진 사후 검사에서 59.2점으로 7.5점 상승했다. 올해 신입생들 역시 사전 검사에서 42.1점으로 기존 대비 우울감이 높게 나왔지만 사후 검사에서 53.5점으로 향상됐다.

명지대는 정신 건강 고위험군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 간의 자조 모임과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단절감을 호소하고 있어 이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포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명지대는 또 수요자 맞춤형(MJ-Happy)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학기 초 학생 20명의 자원을 받아 복학생, 새터민, 이별 경험자, 진로 고민 학생 등 유형별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했다. 학교 측은 이렇게 취합된 내용을 토대로 자조 모임을 운영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

이은경 명지대 상담센터장은 “일정한 시간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학생 3, 4명이 줌(Zoom)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방식”이라며 “학교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올려 학생들을 모집하고 집단 상담을 진행하다가 개별적인 상담이 필요해 보이는 경우 연구원들이 개별 상담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위한 ‘ABL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관리 훈련 등 심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코로나 우울 취약성 진단 및 대처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며 “졸업생이 기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학생 및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심리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측이 학생들의 심리적 문제를 조기에 적극적으로 발견해 상담 치료를 받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선미 아주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우울증을 강화해 기분이 나아지더라도 우울한 상태가 지속된다”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기 위해 초기에 상담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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