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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감찰부, ‘尹 의혹’ 관련 대변인 폰 포렌식…“자료 안나와”

입력 | 2021-11-06 18:50:00


 대검찰청 감찰부가 대변인들이 사용하던 공용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고발사주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차원인데, 언론 취재 내용까지 들여보겠다는 의도여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감찰부 감찰3과는 지난달 29일 대검 대변인이 사용하는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다.

감찰부는 윤 전 총장이 재직하던 지난해 대검이 장모 최모씨의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덕곤 감찰3과장은 지난달 29일 서인선 대검 대변인에게 이전 대변인이 사용하던 공용 휴대전화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휴대전화는 지난해 8월까지 근무한 권순정 전 대변인, 올 7월 자리를 옮긴 이창수 전 대변인이 쓰던 것이며, 서 대변인은 최근까지 사용하다가 다른 휴대전화로 교체했다고 한다.

제출 과정에서 김 과장은 ‘제출하지 않으면 감찰 비협조에 해당하며 이 역시 감찰 사안이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 대변인은 ‘휴대전화를 사용한 권 전 대변인이 디지털 포렌식에 참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고, 김 과장은 ‘법리 검토를 해 문제가 없으며 절차를 알아서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감찰부는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실을 권 전 대변인이나 이 전 대변인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변인은 감찰부가 권 전 대변인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본인이 연락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김 과장은 비밀 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대변인은 서 대변인을 통해 감찰부가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대변인은 해당 사안을 김오수 검찰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휴대전화를 확보한 뒤 최근 포렌식 작업을 마치고 반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변인들은 교체 시기 마다 휴대전화 내 정보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부 측은 이미지 삭제 작업을 거친 탓에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부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가져간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2019년 시행된 법무부 훈령을 통해 검사와 언론의 접촉을 제한하고, 공보가 가능한 대상을 대변인과 각 검찰청에서 지정된 공보관 등으로 제한한 바 있다. 그런데 감찰부가 대변인이 언론 대응을 위해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확보해 그 기록을 살펴보는 것은 일종의 취재 감시이며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고발사주 의혹을 조사하면서 옛 수사정보정책관실 업무용 PC를 가져갈 때와는 다른 태도를 취한 점도 문제로 떠오른다. 감찰부는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 직원들의 동의서를 제출받아 업무용 PC를 확보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