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22년 사용할 화이자 백신을 최대 1억2000만회분(옵션 6000만회분 포함)까지 확보한 것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 중심으로 예방접종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물량이면 우리나라 전 국민이 2회 접종까지 마칠 수 있다. 일찌감치 구매를 확정했지만 아직 품목허가를 받지 못한 노바백스 4000만회분 등 다른 백신 물량까지 포함하면 2022년 백신 물량은 충분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과도하게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2022년 우리나라 국민은 화이자 백신 위주로 예방접종을 진행하며, 다른 백신은 여유 물량으로 확보하거나 백신 외교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뉴스1 © News1
◇화이자 3000만회분+a→최대 1억2000만회분 확보
지난 9월 22일 정부는 “2022년에 사용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9000만회분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중 8000만회분은 mRNA 백신, 나머지 1000만회분은 국산 백신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 3000만회분(옵션 3000만회분 추가하면 최대 6000만회분)을 2022년 물량으로 일찌감치 확보했는데, 이에 더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3000만회분은 2022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옵션 3000만회분은 우리 정부가 필요할 때 추가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소분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화이자 국내서도 12세 이상 접종…5~11세 승인도 준비
화이자는 국내에 도입한 백신 5종 가운데 만 12세 이상 소아청소년과 성인 등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일한 제품이다.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가 제조하는 만큼 같은 또 다른 mRNA 제품인 모더나에 비해 물량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정부는 올해 다국적 제약사 5곳과 직계약,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의 활동으로 총 1억9534만회분 도입을 확정했다. 그중 9166만회분(11월 2일 기준) 도입을 완료해 예방접종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예방접종에는 mRNA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백신이 쓰이고 있다. 노바백스는 아직 국내외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화이자는 만 5~11세에도 가장 먼저 쓰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화이자 백신을 5~11세에 투약하는 방안에 대해 해외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현재 화이자는 국내에서도 5~11세 연령에서도 투약할 수 있도록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화이자 백신 투약 연령이 예상대로 만 5세로 낮아지면 대다수 영유아를 제외한 우리 국민이 백신을 맞을 수 있고, 접종률도 더 높일 수 있다.
◇전국민 3회 접종 물량 확보하고 ‘백신 외교’ 염두
정부가 확보한 2022년 백신 물량은 화이자 최대 1억2000만회분과 국산 백신 1000만회분 등 최대 1억3000만회분이다. 여기에 미리 확보한 노바백스 4000만회분 등이 국내서 허가 절차를 통과하면 확보한 물량은 최소 1억7000만회분이 된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볼 때 올해와 2022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2022년에 전 국민이 부스터샷까지 무사히 마치려면 백신을 최소 1억5000만회분 이상 확보해야 한다.
화이자 외 다른 백신 물량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2022년에 확보할 백신 물량은 2억회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물량을 대거 확보하는 것은 향후 백신 외교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10월 베트남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10만회분을 지원한데 이어 29만회분을 추가로 공여할 예정이다. 이어 태국과 이란에 각각 47만회분, 100만회분 물량으로 AZ 백신을 공여했다.
일각에서는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물량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추진단 관계자는 “올해 (쓰지 않고 이월될) 얀센 사 백신이나 노바백스 사 백신이 있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여러 백신을 구입하는 방침은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