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지난달 500명 퇴직, 소매금융 청산 나선 한국씨티도 10일까지 직원 상당수 신청할 듯… 5대은행은 상반기 2628명 떠나 조건 좋고 40대 가능해 신청 러시
동아일보 DB
SC제일은행이 6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소비자금융 청산에 나선 한국씨티은행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해 올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나는 직원이 40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좋은 희망퇴직 조건을 내건 데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희망퇴직 가능 연령이 낮아져 ‘인생 2막’을 일찌감치 준비하는 직원도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은행권의 희망퇴직자는 최소 40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상반기(1∼6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은 2628명이다. 국민은행에선 1월 말 800명이 짐을 쌌고, 사상 처음 1년에 두 번 희망퇴직을 진행한 신한은행에선 353명이 그만뒀다.
은행원의 희망퇴직이 늘어난 것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퇴직 조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진 데다 희망퇴직 허용 연령이 40대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가능 연령을 올해 1965∼1973년생으로 낮춰 만 48, 49세 직원도 신청을 받았다. 근무 기간과 직급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이 희망퇴직을 하면 특별퇴직금을 포함해 4억∼5억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은행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속화한 디지털 금융 전환에 맞춰 희망퇴직을 인력 재편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통해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필요한 디지털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