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하는 안양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안양은 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플레이오프에서 1-3으로 졌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하며 K리그1 승격을 향한 기대를 품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2013년 창단 후 처음으로 승격의 새 역사를 쓰려던 안양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한 시즌 동안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다음 시즌 승격에 필요한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안양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선두권에 자리했다. 6월과 7월엔 김천과 ‘2강 체제’를 구축했고 김천의 질주가 이어진 8월 이후부터 리그 마지막 날까지 2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김경중, 아코스티, 닐손주니어, 백동규 등 각 포지션별 핵심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제 몫을 다한 덕분도 있지만, 안양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은 매 경기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인 ‘일관성’에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안양은 시즌 내 성적이 들쑥날쑥했다. 강팀들을 연거푸 잡는 ‘도깨비팀’으로 거듭나며 연승을 거둔 때도 있었고, 여름 내내 1승도 못하는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FC안양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리그 4위 내에 들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 초대됐던 경험(2회)이 많지 않은 안양으로선 이번 시즌 자신들이 보여준 레이스가 향후 다시 승격에 도전할 때 좋은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시즌의 부족함도 온몸으로 체험했다.
장기전인 리그에선 꾸준함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판전에선 폭발력까지 더해졌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올 시즌 2골에 그쳤던 대전 바이오는 플레이오프 한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안양은 결정적 순간 좀 더 차이를 내는 힘이 부족했다.
선수단의 뎁스도 좋아져야 한다. 이 감독은 “한 시즌 동안 2선을 맹성웅, 박태준, 홍창범 등 3명 정도로 버텨야 했다”고 입술을 깨물며 스쿼드의 질과 양에서 한계가 있었음을 토로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으니 어쩌면 실패한 마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팀이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과 실패로 얻은 경험을 다음 시즌에 잘 활용한다면, 이번 시즌은 더 좋은 결과를 위한 충분한 준비과정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팀은 하위권 싸움을 많이 했다. 이젠 안양도 꾸준히 성적을 낼 줄 아는 팀이 돼야 한다. 그런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지난 2월,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밝혔던 이 감독의 담담한 출사표다.
이번 시즌 어쩌면 안양은 목표를 이뤘는지도 모른다.
(안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