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8일 문화재 관람료에 대해 ‘통행세’로 지칭하고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발언을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송영길) 대표도 사과말씀을 하셨지만 저도 대표할 자격이 있다면 대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불교 문화가 우리 문화의 뿌리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에 제한을 받고 있는 부담도 안고 있다”며 “언제나 부담을 주면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 그 점에 대해 불교계에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문화재지킴이들이 굉장히 인원수가 많고, 스님들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종사하고 계시다”며 “작년에는 국회와 대통령이 결단을 해주셔서 56억원 정도 문화재지킴이 보조금도 주셨는데 올해는 오신다더니 아직 소식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후보는 “잘 챙기겠다”며 “불교 문화유산들을 불교계가 책임을 지고 있기에 그 점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정부 측 지원이 필요하다. 경제적 지점에서 논란과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재 관리 등 국가적 필요성 때문에 법률적 규제도 많이 받고 계신데 각별히 잘 살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원행스님이 “그분이 그냥 잘못하셨다고 생각하면 사과하면 되는 건데 고집이 좀 센 것 같으시다”고 꼬집자 이 후보는 “표현이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동조했다.
이 후보는 “불교계 어르신께서 넓게 이해를 해주시고, 필요한 제도나 법률정비들도 당에서 신경써서 충분히 방법을 만들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원행스님이 “특별히 신경쓰시고 대선공약에 정식으로 잘 채택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 후보는 “잘 챙겨보겠다. 정치의 본령이 통합인데 종교계가 그 역할을 많이 한다. 저희도 편 가르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원행스님은 여당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에게 축하를 전하며 원행스님은 “서민 정책을 잘 내고 계시고, 경력이 풍부하시니 앞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덕담도 건넸다.
이 후보는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부족한 게 많은데 가르침을 주시면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지난달 20일에는 송영길 대표를 항의 방문했고,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비하하는 발언으로 조계종, 해인사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