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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청래 ‘해인사 통행세’…“불교계에 심려” 사과

입력 | 2021-11-08 15:54: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8일 문화재 관람료에 대해 ‘통행세’로 지칭하고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발언을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송영길) 대표도 사과말씀을 하셨지만 저도 대표할 자격이 있다면 대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불교 문화가 우리 문화의 뿌리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법률에 의해 재산권에 제한을 받고 있는 부담도 안고 있다”며 “언제나 부담을 주면 상응하는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 그 점에 대해 불교계에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원행스님은 “문화재보호법 44조와 49조에 의해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이고, 국가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만일 그게 부담이 되고, 국민이 싫어하시면 세금으로 충당해주셔야 하는데 대책 없이 무조건 폐지하라고 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 문화재지킴이들이 굉장히 인원수가 많고, 스님들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종사하고 계시다”며 “작년에는 국회와 대통령이 결단을 해주셔서 56억원 정도 문화재지킴이 보조금도 주셨는데 올해는 오신다더니 아직 소식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후보는 “잘 챙기겠다”며 “불교 문화유산들을 불교계가 책임을 지고 있기에 그 점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정부 측 지원이 필요하다. 경제적 지점에서 논란과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재 관리 등 국가적 필요성 때문에 법률적 규제도 많이 받고 계신데 각별히 잘 살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원행스님이 “그분이 그냥 잘못하셨다고 생각하면 사과하면 되는 건데 고집이 좀 센 것 같으시다”고 꼬집자 이 후보는 “표현이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동조했다.

원행스님은 “사찰에 수십 점씩 문화재가 있는데 스님이 사시기 때문에 국가의 부담이 덜한 것”이라며 “그래서 간접세를 받도록 하는데 국회의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불교계 어르신께서 넓게 이해를 해주시고, 필요한 제도나 법률정비들도 당에서 신경써서 충분히 방법을 만들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원행스님이 “특별히 신경쓰시고 대선공약에 정식으로 잘 채택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 후보는 “잘 챙겨보겠다. 정치의 본령이 통합인데 종교계가 그 역할을 많이 한다. 저희도 편 가르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원행스님은 여당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에게 축하를 전하며 원행스님은 “서민 정책을 잘 내고 계시고, 경력이 풍부하시니 앞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덕담도 건넸다.

이 후보는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부족한 게 많은데 가르침을 주시면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감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조계종은 정 의원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조계종은 지난달 20일에는 송영길 대표를 항의 방문했고,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일 “비하하는 발언으로 조계종, 해인사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