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뉴스1 DB) 2021.11.5/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매주 한 차례 ‘1대 1 정책 토론’을 제안했다. 정치권 경험이 적은 윤 후보와의 토론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대선 레이스를 정책 대결 국면으로 끌고가 ‘대장동 의혹’ 등을 돌파해보겠다는 뜻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李, 尹에 “1대 1 토론 하자”
이 후보는 8일 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이 나라의 미래를 놓고, 국민들의 삶을 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1대 1 회동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이어 “각자가 가진 철학과 가치, 그리고 비전과 정책, 그리고 실력과 실적들을 수시로 대비하고 논쟁해볼 수 있는 장으로써 주 1회 정도는 정책토론회의 장을 가져보자”며 “누가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보여드리는 그런 장을 한 번 만들어달라”고 했다.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대 1 토론을 제안한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 “대장동 의혹 털고 국면반전”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을 동시에 특검하자고 먼저 제안한 상황에서 국면 반전을 꾀한다는 측면도 있다. 이 후보는 이날 1대 1 토론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과거에 대한 청산도 중요하고 범법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를 넘어서서 우리 국민들의 삶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후보의 동시 특검 카드에 끌려가지 않으면서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 이 후보는 정책 대결을 강조하고, 윤 후보에 대한 공세는 당이 대신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한 것.이 후보가 정책 행보 과정에서 취재진의 별도의 질의응답에 일절 답하지 않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 역할의 핵심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혁신과 창의가 제대로 발휘되도록 자유로운 경쟁 활동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면서도 “스타트업이 혁신의 결과를 누리는 것은 당연하나 그것이 자칫 독점에 의한 과도한 이익 추구로 가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 및 야당의 공세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 경선 과정에서 공개 일정 뒤 적극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모습과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현장에서 즉석 발언을 자주 하다 보니 선출 직후부터 ‘음식점 허가 총량제’ 발언과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 관련 발언 등으로 구설수가 이어졌다”며 “당 차원에서 메시지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대신 민주당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이날 논평을 내고 “윤 후보는 정책과 비전으 없고 검찰을 동원한 현 정권에 대한 ‘복수혈전’이 주 공약”이라며 “‘검(檢)통령’이 되려고 출마한 것처럼 보인다”고 윤 후보를 공격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