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예산 절반 삭감이 발단 시의회 “TBS 출연금 삭감해놓고, 세종문화회관은 증액” 문제삼아 대변인실 감사-SH사장 청문회서… 민주당, 또다시 집중포화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 예산안 기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시작된 서울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110석 중 99석의 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일 난타전을 벌이며 서로를 향해 맹비난하고 있다.
이달 초 박원순표 시민단체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의 내년도 예산을 시가 절반 가까이 깎으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최근 6년간 민간위탁·보조금 사업에 대한 시의회의 지적 사항을 시가 A4 용지 28쪽 분량으로 정리해 4일 공개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여기에 이창근 시 대변인이 “민주당이 먼저 제기한 것으로 시의회의 이중잣대”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급기야 민주당은 “대변인의 황당한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는 논평을 내고 행정감사를 중단했다. 다음 날인 5일 반박 기자회견까지 예고했다가 중단했다. 일부 의원들은 행감과 예산안 심의 보이콧을 주장하며 오 시장의 사과와 대변인 경질을 요구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시와 시의회의 갈등으로 중단된 행감은 우여곡절 끝에 8일 다시 열렸다. 하지만 민주당은 세종문화회관 출연금 증액을 걸고 넘어졌다. 교통방송(TBS) 출연금은 삭감하면서 세종문화회관 출연금을 늘린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문제 삼은 것이다. 최영주 의원은 “세종문화회관은 (오 시장 측 사람인) 안호상 사장이 있다고 해서 증액 편성됐다”고 주장했다. 세종문화회관 출연금은 올해 345억 원에서 내년 399억 원으로 늘었다. TBS는 375억 원에서 252억 원으로 삭감됐다.
오 시장이 사실상 대변인의 경질을 거부한 상태에서 민주당은 11일 있을 대변인실 행감에서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이 앞서 1일과 4일 행감에 출석했지만 두 번 모두 파행됐다. 10일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민주당의 집중 포화가 예상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