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오찬을 위해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 식당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윤석열 후보 캠프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이 대표는 “(젊은 세대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오세훈과 홍준표, 이준석의 공통점은 선거를 시작할 때 언더독의 이미지가 강했다는 것”이라며 “반면 윤 후보의 경우 규모가 너무 크고 때로는 너무 사람이 많아 젊은 세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착시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의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는 당무 우선권을 가진 후보다. 그런데 옆에서 ‘관계자는’ 또는 ‘후보의 측근은’ 이런 익명 기사 내면서 장난치는 사람이 많을 거다. 억제할 필요가 있다”라며 “지금 캠프에서 자리싸움을 위해 한마디씩 해야 될 타이밍인데 나서는 순간 거간꾼, 하이에나라고 지목될 수 있으니 잠잠한 편이다. 저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속적인 언급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위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선출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비해 좀 늦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선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대선기획단 이런 게 중간에 끼면 한자리하고 싶은 분들은 그때부터 장악하려고 한다. 쾌도난마라고 후보가 결단을 가지고 캠프와 선대위의 주요직 인사 체계를 빨리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캠프 규모의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전날 신동아 창간 90주년 ‘20대 대선을 말하다’에 참석한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을 가리켜 ‘자리사냥꾼’이라고 한다”며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어서 선별하지 못하면 당선에도 문제가 있고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소수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집권 후에 소수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르고 이것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대통령이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돼 있다”며 함께 경선을 승리로 이끈 캠프 인사들을 본선까지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선대위 구성을 두고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 캠프가 대선 콘셉트를 조직선거로 잡고 수백만 장 임명장 뿌리겠다는 발상을 대놓고 익명 인터뷰로 들이밀기 시작했다”며 “그냥 할 말이 없다. 어떻게들 하겠다는 건지 보겠다”고 비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