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의 한 농기구 수리센터에서 직원이 요소수가 들어가는 트랙터를 점검하고 있다. 농촌 지역의 트랙터, 콤바인 등 상당수 농기계가 디젤로 가동되는 실정이라 당장 요소수 수급이 어려울 경우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21.11.9/뉴스1 (파주=뉴스1)
“요소수가 없어 며칠 전 트랙터를 멈춰 세웠습니다. 곧 땅이 얼어버릴 텐데 겨울 농사를 망치게 생겼어요.”
인천 강화군에서 벼농사를 하는 고철순 씨(61)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매년 11월이 되면 트랙터가 여러 일에 쓰인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볏짚 묶기를 하려면 트랙터가 필요하고, 겨울 작물 재배에 앞서 땅을 갈아엎어 부드럽게 만드는 ‘로타리 작업’을 할 때도 필수적이다. 고 씨는 “농협에도 요소수 재고가 없고 인터넷은 믿을 수 없어 할 수 없이 농사 일을 전부 멈췄다”고 하소연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가 지속되면서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2015년 이후 생산된 75마력 이상 트랙터와 콤바인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요소수의 공급이 급감하면서 농기계들이 멈추고 있는 것. 75마력 이상의 대형 트랙터의 경우 넓은 땅을 경작하는 농민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어 농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 농협은 1인당 구입 가능한 비료의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가능한 비료 재고가 남아있긴 하지만 농민들의 수요가 갑자기 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신호영 인턴기자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졸업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