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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예산삭감’ 오세훈에 “폐활량 늘린다고 산소 끊는 격”

입력 | 2021-11-09 17:23:00

방송인 김어준 씨. 뉴스1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도 TBS 교통방송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에 대해 “폐활량을 늘려 주겠다며 산소 공급을 끊은 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씨는 9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뉴스공장’이 올해 마지막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이전보다 더 큰 격차로 다시 한번 전체 1위를 차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렇게 프로그램은 2018년 이래로 전체 1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TBS 라디오 예산을 96.1%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했다”며 “이 소식에 안 그래도 희귀했던 TBS 사장님의 모발이 더 외로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내세운 삭감 이유는 TBS의 재정 자립과 언론 독립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런 뜻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TBS에 상업광고를 허용하도록 힘을 보태주는 게 먼저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씨는 지난 2일 방송에서도 “저희는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TBS FM 채널은 방송발전기금도 지원받을 수가 없다”며 “오 시장님이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예산을) 삭감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서울시는 내년도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 원에서 약 123억 원 삭감한 252억여 원으로 편성한 예산안을 지난 1일 시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특히 TBS 라디오 본부 예산의 경우 62억5574만 원에서 96.1% 삭감된 2억4498만 원으로 깎였다.

오 시장은 출연금 삭감 배경에 대해 “TBS가 독립된 언론의 힘으로 정부나 서울시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을 하려면 재정 자립이 선행돼야 한다”며 “재정 독립은 언론 독립을 위한 선행조건”이라고 밝혔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설립해 독립했으나, 현재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 측이 제출한 예산안이 그대로 시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의회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어 예산 심의와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