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오승환이 무너졌다…삼성의 계산도 꼬였다

입력 | 2021-11-09 23:06:00


 ‘끝판 대장’의 위엄은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39)이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첫 가을야구에서 첫 피홈런을 기록한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오승환은 9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1차전에서 팀이 3-4로 뒤진 9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8회말 1점을 뽑아낸 삼성은 오승환을 투입해 9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최소 동점을 바라보려던 심산이었다.

그 밑바탕에는 오승환이 깔끔한 투구로 두산 타선을 잠재울 것이란 기대가 깔려있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은 올해 44세이브로 세이브 1위를 차지한 구원왕이다.

삼성의 기대는 첫 타자부터 완전히 빗나갔다.

오승환은 등판하자마자 박세혁에게 2구째 직구를 통타 당했다. 타구는 그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올해 정규시즌 96경기를 뛰며 단 하나의 타구도 담장 밖으로 보내지 못했던 박세혁은 가을야구에서 결정적 한 방을 터뜨렸다.

동시에 라이온즈파크 가을야구 첫 홈런의 주인공으로 남게됐다. 이날 경기는 2016년 라이온즈 파크 개장 후 처음으로 열린 가을야구였다.

공교롭게도 삼성 역사상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첫 피홈런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오승환이 내준 이 한 방에 흐름은 급격히 두산으로 기울었다. 흔들린 오승환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후속 김재호와 강승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몰린 2사 1, 2루에서는 정수빈에게 좌선상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까지 얻어 맞았다.

결국 오승환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4피안타(1홈런) 2실점만 남기고 강판됐다.

오승환으로 9회를 막겠단 삼성의 계산도 산산조각났다.

오승환의 붕괴와 함께 1차전을 패한 삼성은 이제 벼랑 끝에 몰렸다. 1패만 더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삼성은 10일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두산과 PO 2차전을 치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