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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뛰며 많이 성장… 찬스서 끝내야한다는 걸 배웠죠”

입력 | 2021-11-10 03:00:00

[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배드민턴 안세영



‘천재 배드민턴 소녀’ 안세영(19)이 안정된 자세로 리시브를 하고 있다. 2019년 주요 국제대회에서 4차례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고교 졸업 후 성인무대에 뛰어든 올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안세영은 “도쿄 올림픽 이후 승리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한 단계씩 성장하는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배드민턴 천재 소녀 안세영(19·삼성생명)은 9일 현재 여자 단식 세계 랭킹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10대이지만 어느새 유망주를 뛰어넘어 에이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근 유럽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잇따라 출전한 뒤 귀국한 안세영은 어느새 두 달도 남지 않은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기대를 모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8강 탈락한 데 대해 ‘실패’라는 표현을 썼다. 9일 전화로 인터뷰했을 때였다.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았지만 찬스 볼에서 확실하게 마무리 짓는 플레이를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스스로는 랠리를 오래 끌어가며 상대 실수를 유도하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마냥 장점만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죠.”

중고교 시절 국내 최강으로 이름을 날렸고 세계 주니어 랭킹에서도 1위를 질주한 그는 올해 1월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일찌감치 성인 국가대표팀에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본격적으로 뛰어든 성인 무대에서도 성공시대를 예고했다. 올림픽 전에 열린 국제대회에서 내리 여자 단식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며 희망을 봤다.

올림픽에서 비록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10대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강자들과 당당히 맞선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됐다. 안세영은 “올림픽 끝나고는 여유를 갖자는 생각을 했다”며 “경기를 할 때 이기려는 욕심에 무작정 공격만 하고 생각 없이 경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는 이기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경기를 즐기고 플레이 내용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올림픽을 통해 확실한 공격을 앞세운 포인트 결정력과 완급 조절의 중요성을 터득했다는 그는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난달 최고 레벨의 덴마크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노메달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안세영은 “운동선수라면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욕심을 버리고 단계별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번에 뭔가를 이루기보다는 차근차근 한 단계씩 우승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성인 무대 제패를 향하고 있다. 자신의 강점인 스매싱을 좀 더 강화하되 상대에게 자신의 수가 읽히지 않도록 경기 운영 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려 한다. “올림픽 때는 체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체력운동을 꾸준히 했다. 덧붙여 경기 운영 능력이나 스트로크 등 전반적으로 나를 ‘빌드업’하는 것도 더 중요한 것 같다. 스트레스 상황에 강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릴 때부터 해오던 밤에 혼자 별보는 나만의 힐링법으로 ‘멘털’ 관리도 신경쓰겠다.”

안세영은 라켓을 처음 잡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일 써 온 배드민턴 일기가 수십 권에 이른다. 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은 스무 살을 바라보는 요즘도 계속되고 있다.

안세영은 누구▽ 생년월일=2002년 2월 5일
▽ 신체조건=169cm, 57kg
▽ 출신교= 풍암초-광주체중-광주체고
▽ 소속=삼성생명(2021년 입단)
▽ 세계 랭킹=여자 단식 6위(9일 현재)
▽ 주요 경력=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 경기 국가대표,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2019년)
▽ 주요 성적=프랑스오픈, 뉴질랜드오픈, 캐나다오픈 우승(이상 2019년), 월드투어 파이널 동메달(2021년)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