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학硏 “내달중 800명대” 전망… 수도권 중환자 병상도 빠르게 잠식 비상계획 발동 기준 ‘75%’에 근접, 간호인력 부족으로 환자수용 한계 응급환자 전원-수술 지연도 속출… 의료노조는 11일 총파업 예고나서
8일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를 보고 있던 A 교수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5일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이 병원은 코로나19 병상을 22개 더 늘려야 한다. 그러려면 병상 40개짜리 병동 하나를 통째로 비워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A 교수는 “병상이야 어떻게 늘린다 해도 환자를 볼 의사와 간호사가 없다”며 “결국 위드 코로나의 뒷감당은 남은 의료진의 몫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인천 중환자실, 벌써 70% 찼다
실제 9일 인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은 23개 중환자 병상 가운데 20개가 찼다. 나머지 3개 병상은 기존 환자 중에 상태가 나빠진 환자나 응급실로 내원하는 중환자를 받기 위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사실상 ‘풀 베드(full bed)’ 상태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국 평균으로는 아직 코로나19 중환자실 가동률이 55.1%로 다소 여유가 있는 상태다.
○ 간호인력 11일 총파업도 우려
정부는 5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병상 402개를 확보하라고 지시하는 등 다시 한 번 ‘병상 동원’으로 코로나19 병상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이 병상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환자 한 명은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 배정됐다. 경기지역에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어서다. 경기지역은 아직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70% 미만이지만 간호 인력이 없어 환자 수용이 불가능했다.
정부가 9월 약속한 ‘코로나19 중증도별 간호사 배치 기준’ 역시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환자 1명당 간호사 수를 △중환자 1.8명 △준중증 환자 0.9명 등으로 정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공공병원 확대와 의료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1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8개 대형병원 노조도 포함됐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9일 간담회에서 위중증 증가세에 대해 “현재로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의료 대응 수준으로 감당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총파업에 대해서는 “현재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승적으로 파업을 철회해주시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