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김재원 최고위원. 김 최고위원이 지난 8일 ‘2030 탈당 숫자는 40명에 불과하다“고 하자 이 대표는 즉각 ”1800명에 달한다“며 ”2030을 조롱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 News1
최근 국민의힘 내에 벌어지고 있는 ‘2030 탈당러시’를 두고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9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지난 주말 수도권에 1800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2030 비율은 75%가 넘는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 대표 말이 맞다. 하지만 똑같은 기간에 입당한 분들은 그보다 훨씬 많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2030세대 2100명이 탈당하고 1700명이 입당했다. 전체 탈당하신 분은 3000명 정도 되고 입당하신 분은 7000명 정도다. 무조건 엑소더스(대탈출) 이렇게 이야기할 게 아니다”라며 “우리 당이 청년들이 마구 떠나가는 희망 없는 당이라기보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을 끌어안고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실질적으로 과거에도 경선이 끝나면 한 주 내지 한 달 내에 10~20%가량이 당을 나갔다”며 “그분들은 사실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주위 권유에 의해 잠시 들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와 정당의 오랜 현상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의 주장이 허위라고 비판했다.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대표는 “탈당자 통계는 당비를 내는 당원인 선거인단 기준”이라며 “선거인단이 아닌 일반 당원 숫자를 합쳐서 더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 후보가)된 다음에 숫자가 감소하는 것보다는 늘어나는 게 많다고 해서 후보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세대적인 비토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며 “그랬으면 김 최고위원같이 똑똑하신 분이 애초에 왜 40명 같은 소리를 하셨나. 적당히 얘기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당자가) 40명이라고 하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인증 글만 해도 몇백 명이라는 얘기가 도는 상황속에서 대놓고 당 최고 지도부가 거짓말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