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날리지(Corona+Knowledge)] ＜29＞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1일부터 시작되면서 부쩍 거리에 사람이 많아진 느낌입니다. 집에만 머물던 일상이 다시 학교로, 직장으로 향하는 것이겠지요. 조심스럽지만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움직임이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만큼 일회용품 사용을 다시 줄이는 데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팬데믹이 촉발한 일회용품 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년 간 일회용품 사용은 크게 늘었습니다. 비대면 생활로 택배와 배달이 늘면서 각종 포장재와 배달 용기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폐기물이 크게 늘었습니다. 환경부가 추계한 비공식 기록으로는 지난해 종이 폐기물은 2019년 대비 24.8%, 플라스틱은 18.9% 늘었습니다. 이는 주택가에서 수거한 공공 재활용 폐기물만 추린 기록입니다. 내년 초 2020년 공식 폐기물 통계가 나오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 일회용품 줄이기 쉽지 않아
지난해 여름, 카페에서 흔히 제공되던 일회용컵. 동아DB
한 번 늘어난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회용컵 사용이 무분별하게 늘어난다는 지적이 커지자 환경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지침을 내놨습니다.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예전처럼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고, 거리두기 1.5~2.5단계에서는 소비자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실내에서 다회용품을 사용하게끔 했습니다.
그러나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중이던 지난 4월, 동아일보 취재진이 서울과 세종의 카페·패스트푸드점 20곳을 다니며 아이스 음료를 주문했을 때 16곳이 ‘묻지도 않고’ 플라스틱 일회용컵에 음료를 담아줬습니다. 안에서 마시고 갈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고, 소비자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도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은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 자원재활용법 위반 사항입니다.
● 일회용품 사용 규제 움직임도
위드 코로나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카페 안에서도 일회용품을 제공하는 카페가 많습니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카페 역시 일회용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했습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원 위치로 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식당과 카페의 일회용품 사용을 허가하는 데 근거가 된 고시(일회용품 사용 규제 고시)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하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다만 고시를 없애는 데는 일정 절차가 필요합니다. 질병청 등 관계부처 협의도 필요하고, 행정 예고 기간도 둬야 합니다. 빨라야 내년 초가 될 전망입니다.
그러면 그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해당 고시에 해답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카페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지자체장이 허가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장의 결단에 따라 우리 지역의 카페와 식당에서는 지금이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없던 규제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