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와 난민 갈등을 겪고 있는 폴란드가 이번 사태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며 비난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감시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가 이번 사태 책임이 서방에 있다고 비난하면서 난민 갈등이 확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공격의 집행자이며, 푸틴 대통령은 후원자”라고 비판했다.
EU도 러시아 배후설에 가세해 압박에 나섰다. EU는 이날 러시아를 포함한 20개국에 대해 벨라루스로 이민자를 수송한 의혹 관련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항공편을 통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이민자를 수송한 것으로 알려진 13개국에 대해 압박에 나섰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대변인은 “모스크바는 (EU의) 레이더망에 있다”며 “EU는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관련 정보와 자료 등을 평가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EU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폭력배’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EU와 벨라루스 비자 촉진 협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EU 동부 국경에서 벌어진 일은 큰 그림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유럽은 무책임하게 주권 국가 문제에 개입하고 이중 잣대를 들이댔다”며 비난했다.
대변인은 “미국과 동맹국에 의해 일어난 이라크 붕괴는 이 지역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했다”며 “서방이 후원한 아랍의 봄, 리비아 내 나토 작전, 시리아 문제 간섭과 국제 테러 지원, ISIS 출현 등이 대규모 난민 사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말을 인용해 “폴란드와 벨라루스 난민 위기에 대한 해결책임은 서방에 있다”며 “국제 인도주의 법에 따라 완전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따르면 전날 양국 정상들은 국경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전화 통화로 논의했다.
폴란드는 추가 사고에 대비해 병력 1만1000명을 배치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 양측에서 입국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난민들은 국경 지대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갇히게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