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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원들, 바이든에 비축유 방출 서한…전문가들 “효과 제한적”

입력 | 2021-11-10 11:24:00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 비축유(SPR)를 방출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CNN은 9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은 전략 비축유에 접근하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격에 일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대란이 벌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됐던 경제가 회복하며 수요는 늘었지만,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여전하고 산유국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국 유가는 배럴당 82달러 이상으로 거의 70% 상승했고, 미국 자동차협회(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2달러로 1년 전보다 62%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민주당 소속 12명의 상원의원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 SPR 방출 등 필요한 조처를 요청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치솟는 기름값이 미국이 가정과 중소기업의 먹고 사는 문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전략 비축유 사용과 원유 수출 금지를 포함한 모든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SPR은 석유 가격이 급등할 경우 정부가 일시적으로 가격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푸는 공적 물량이다. 정부도 전략 비축유를 “손에 쥐고 있는 도구 중 하나”로 인식하고 방출을 검토 중이다.

제니퍼 그랜홀름 미국 에너지장관은 지난 주말 CNN과의 인터뷰에서 “약 6억 1300만 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전략비축유를 활용하는 것이 바이든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라며 “당국이 에너지 수급에 대한 새로운 예측치가 나오는 이달 10일 이후 새로운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름값 폭등은 단기 요인보다 지속적인 추세와 관련이 있어 SPR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원유 시장 애널리스트는 “전략적 석유 매장량은 일반적으로 일시적인 혼란에 도움이 된다”며 “현재의 높은 가격을 해결하는 것에는 잘못된 접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략적 비축을 건드리는 것은 단기적인 안도를 제공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수요를 줄임으로써 더 높은 가격에 반응하는 징후를 거의 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정부의 추가 조치에도 원유 가격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타우노보 애너리스트는 미국 에너지 정보국이 일반 등급 가스의 미국 소매 가격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갤런당 3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 것을 언급하며 “가격이 더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