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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아이들 신고한 입주민대표 “뭐 했다고? 사과할 생각 없다”

입력 | 2021-11-10 11:48:00

사진=MBC뉴스 방송화면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입주민대표가 단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다른 지역 아이들을 기물 파손으로 경찰에 신고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해당 대표가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9일 MBC 보도에 따르면 입주민대표 A 씨는 “우리는 신규 아파트이기 때문에 (주민 아이들은) 연령층이 0세부터 대부분 유치원 이하”라며 “(놀이터는) 우리 아파트 사람의 고유 공간이기 때문에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하면 주거침입 대상자가 된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그럼 경찰에다가 한 번 항의를 해볼 테니까 따라와’(한 것이다). 도둑놈이 아니고, 도둑과 같은 거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나 부모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냐라는 물음에는 “없다. 뭐 했다고 제가 사과를 하냐.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허위사실을 인정하라는 건지…”라고 답했다.

앞서 A 씨는 지난달 12일 해당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을 기물 파손으로 신고했고, 아이들 부모는 협박 및 감금혐의로 A 씨를 고소한 상태다.

해당 청원글 캡처


이번 사건은 아이들의 부모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청원글에 따르면 A 씨가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5명을 아파트 관리실에 잡아두었다고 한다. 다른 지역 어린이는 단지 내 아파트에서 놀 수 없다는 게 A 씨의 논리다.

당시 한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아이의 글을 보면 “쥐탈 놀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어디 사냐며 물어보고 나는 ‘XX 산다’고 했더니 ‘XX 사는데 남의 놀이터에 오면 도둑인 거 몰라?’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네이버 인터넷 카페 캡처


아울러 A 씨는 이후 입주자대표 임시회의를 통해 ‘외부 어린이가 놀이터에 출입할 시 경찰에 신고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만들었다가 입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해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부모들로부터 고소장이 접수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기물 파손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