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10월11일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기념연설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한 달 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화 선결조건으로 이중 기준과 적대 정책 철회 제시 이후 뚜렷한 진전 없이 결산 시기에 접어들면서 김 총비서도 내부 현안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에서 기념 연설을 한 이후 10일 이날까지 한 달가량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긴 ‘잠행’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5월6일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후 약 한 달 뒤인 6월4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 왔다.
우선 내부적으로 올해 결산 시기에 접어든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각 분야의 한해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국정운영 방침을 담은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를 준비하는 ‘총화’ 기간에 돌입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 1월 제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데다 김 총비서 집권 10년 차로 성과에 대한 기대와 필요성이 더욱 큰 만큼 준비 사항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1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성 행사까지 전망하고 있다.
노동신문도 벌써 “2021년의 승리는 영광스러운 10년 역사의 빛나는 절정이 될 것”, “2021년의 승리는 곧 총비서 동지의 구상이고 결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막판 성과 짜내기 총매진을 재촉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대남·대미 대화가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점도 공개 행보 자제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총비서도 추가 대응을 하기보다 한미 상황을 관망하면서 다음 전략을 고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김 총비서의 시정연설 관철 차원의 대남, 대외 기구들의 ‘튀는’ 행보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
그때까지는 남은 기간 경제난 극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충성심을 동력 삼아 성과 만들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북중 고위급 간 접촉이 빈번하고, 2년간 봉쇄됐던 북중 철도 운행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코로나19 방역 상황에서의 무역 재개도 김 총비서의 관심 사안일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한미의 ‘종전선언’ 논의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향후 대외 메시지나 대응은 북한의 연례 핵심 행사 중 하나인 김 총비서의 신년사에서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공개 행보는 평양에 건설 중인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일 것으로 예상된다. 혹은 보통강변에 짓고 있는 다락식 주택구 완공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