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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도 위드 코로나 효과? 빈 사무실 줄면서 임대료 들썩

입력 | 2021-11-10 15:00:00

동아DB


대전에 본사가 있는 스타트업 A사는 최근 서울 강남에 지점을 내려고 사무실을 알아보다가 포기했다. 인재 영입을 위해 신축 빌딩 위주로 물색했지만 강남에는 빌릴 수 있는 사무실 자체가 없었다. A사 임원은 “조건이 맞는 사무실이 나올 때까지 한동안은 공유 오피스에서 업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위드 코로나’ 조치가 시행되며 서울 도심 오피스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택 근무했던 직원들이 속속 회사로 돌아오며 사무실 임차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신규 오피스 공급 물량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 재택근무 해제로 사무실 수요 늘 듯



10일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서울 시내에 있는 이른바 ‘A급 오피스’ 건물의 평균 공실률은 7.3%로 직전 분기 대비 0.7%포인트 줄었다. 신규 빌딩 공급이 주춤했지만 스타트업과 정보기술(IT) 기업 위주로 임차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에서 이런 모습이 두드러졌다. 서울 3대 업무지구로 꼽히는 ‘GBD(강남·서초구 일대)’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3.0%포인트 감소한 1.6%에 그쳤다. 입주 기업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공실률이 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GBD 일대 A급 오피스 건물은 이미 가득 차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서울 여의도 등 ‘YBD(영등포구 일대)’ 공실률은 1.5%포인트 내린 10.4%였다. 서울 광화문과 을지로가 포함된 ‘CBD(종로·중구 일대)’는 0.8%포인트 늘어난 9.9%로 집계됐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최용준 상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들이 공격적인 오피스 확충에 나서면서 서울 주요 지역 오피스 건물 공실이 한꺼번에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 내년 사무실 ‘공급절벽’…임대료 인상 가능성



오피스 공실률이 줄면서 임대료는 오름세다. 올해 3분기 서울 3대 업무지구의 오피스 임대료는 3.3㎡ 당 9만9484원으로 직전 분기(9만8820원) 대비 0.7% 상승했다.

부동산업계는 서울 주요 도심 오피스 임대료 상승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위드 코로나의 영향으로 사무실 임차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오피스 공급은 ‘공급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르게 줄기 때문이다.

서울 3대 업무지구에서 내년에 새로 공급되는 A급 오피스 물량은 5만2283㎡에 그친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3대 업무지구 연 평균 A급 오피스 공급 물량(29만1597㎡)의 17.9%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3년 간(2019~2021년) 연 평균 공급 물량(39만8742㎡)과 비교하면 물량 감소가 더 두드러진다. 실제로 내년에 CBD와 YBD에서 A급 신축 오피스 건물 공급은 아예 없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면서 입주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부동산팀장은 “위드 코로나 시행을 전후로 재택근무가 감소하고 사무실 임차 문의가 증가하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2023년 말까지는 서울 시내에 예정된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무실 임대료가 상승하며 입주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