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은 올해도 끝까지 간다.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누르고 한국시리즈로 향한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1-3으로 대파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한국시리즈행에 성공, KBO리그 출범 후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첫 번째 사례로도 함께 이름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 후 7시즌 연속 팀을 마지막 관문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뽐냈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삼성을 연거푸 쓰러뜨린 두산은 14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KT 위즈와 7전4선승제의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두산은 7번째, KT는 첫 패권 도전이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쌀쌀한 날씨를 피하기 위해 모두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진다.
타석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가 4타수 4안타 3타점 경기를 펼쳤고, 강승호도 3안타로 2타점을 보탰다.
정규시즌 2위로 6년 만의 포스트시즌에 나선 삼성은 힘 한 번 못 쓰고 도전을 끝냈다. KT와의 정규시즌 우승 결정전을 포함하면 시즌 막판 중요한 세 경기를 모두 놓쳤다.
믿었던 백정현-원태인-최채흥이 연거푸 무너지면서 일찌감치 동력을 잃었다. 백정현은 1⅓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두산 타선에 혼쭐이 났다. 원태인은 1⅓이닝 2피안타 2실점, 최채흥은 1⅓이닝 4피안타 2실점에 그쳤다.
두산은 1회말 첫 공격부터 리드를 잡았다. 1사 후 페르난데스-박건우의 연속 안타로 1,2루 기회를 만든 두산은 김재환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양석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까지 더해져 두산이 2-0으로 앞섰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2회말 다시 삼성을 괴롭혔다.
1사 2루에서 김재호가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이때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공을 한 번에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타구는 그라운드 페어 지역에 떨어진 뒤 뒤로 흘렀고, 이 사이 2루 주자 강승호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김재호는 3루에 안착했다.
김재호의 한 방으로 백정현을 무너뜨린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에 이은 페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로 2회에만 3점을 추가했다. 스코어는 5-0 두산의 리드.
3회 삼성에 1점을 내준 두산은 곧장 2점으로 되갚았다. 허경민의 볼넷-강승호의 보내기번트-박세혁의 적시타로 어렵게 1점을 낸 삼성을 허탈하게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두산은 페르난데스의 좌중간 적시타를 묶어 7-1로 달아났다. 두산은 4회에도 강승호의 2루타로 2점을 추가, 9-1까지 치고 나갔다.
백정현, 최지광, 원태인으로 3회까지 7점이나 빼앗기는 악몽을 마주한 삼성은 마지막 보루였던 최채흥마저 4회에 무너지면서 추격의 힘을 잃었다.
타선도 끝내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두산이 6회와 7회 1점씩을 보태 11-1로 삼성의 자존심마저 무너뜨렸다. 승기가 기울자 삼성 원정팬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다. 삼성은 8회와 9회 1점씩 올렸지만 이미 승패는 갈린 뒤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