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줄며 사무실 수요 급증 강남권 A급 오피스 이미 가득 차… “한동안 공유 오피스에서 업무” 내년 신규 공급 평년의 18% 불과… 수급 불균형 탓 임대료 상승 우려
대전에 본사가 있는 스타트업 A사는 최근 서울 강남에 지점을 내려고 사무실을 알아보다가 포기했다. 인재 영입을 위해 신축 빌딩 위주로 물색했지만 강남에는 빌릴 수 있는 사무실 자체가 없었다. A사 임원은 “조건이 맞는 사무실이 나올 때까지 한동안은 공유 오피스에서 업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위드 코로나’ 조치가 시행되며 서울 도심 오피스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택 근무했던 직원들이 속속 회사로 돌아오며 사무실 임차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신규 오피스 공급 물량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 재택근무 해제로 사무실 수요 늘 듯
10일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서울 시내에 있는 이른바 ‘A급 오피스’ 건물의 평균 공실률은 7.3%로 직전 분기 대비 0.7%포인트 줄었다. 신규 빌딩 공급이 주춤했지만 스타트업과 정보기술(IT) 기업 위주로 임차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여의도 등 ‘YBD(영등포구 일대)’ 공실률은 1.5%포인트 내린 10.4%였다. 서울 광화문과 을지로가 포함된 ‘CBD(종로·중구 일대)’는 0.8%포인트 늘어난 9.9%로 집계됐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최용준 상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들이 공격적인 오피스 확충에 나서면서 서울 주요 지역 오피스 건물 공실이 한꺼번에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 내년 사무실 ‘공급절벽’… 임대료 인상 가능성
부동산업계는 서울 주요 도심 오피스 임대료 상승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위드 코로나의 영향으로 사무실 임차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오피스 공급은 ‘공급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르게 줄기 때문이다.
서울 3대 업무지구에서 내년에 새로 공급되는 A급 오피스 물량은 5만2283m²에 그친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3대 업무지구 연평균 A급 오피스 공급 물량(29만1597m²)의 17.9%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3년간(2019∼2021년) 연평균 공급 물량(39만8742m²)과 비교하면 물량 감소가 더 두드러진다. 실제로 내년에 CBD와 YBD에서 A급 신축 오피스 건물 공급은 아예 없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