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가 31년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급등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9%를 넘어선 것으로, 1990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5개월 연속 5% 이상 상승률을 찍은 것이기도 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6%,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1991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지난달 휘발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거의 50% 급등해 2014년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식료품과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4%, 14.1% 상승해 1990년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10월 신차 가격은 9.8% 상승해 197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으며, 가구와 침구 가격 역시 1951년 이후 최대폭 상승이었다. 외식 가격 역시 5.3% 급등해 1982년 이후 가장 급격한 인상률을 보였다.
지속적인 공급망 차질과 강한 소비 수요로 인해 식료품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상당폭의 가격 인상을 가져온 결과라고 WSJ는 분석했다.
연준은 최근 팬데믹 초기에 공급한 유동성 문제를 풀기 위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결정했지만, 아직까진 기준금리 상승에는 신중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경우 연준이 내년 중 현행 ‘제로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지수는 지난 9월 각각 4.4%(이하 전년 동월 대비), 3.6% 올랐다.
(서울·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