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 News1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10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총 67억원을 들여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 33대, 인공호흡기 60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위중증환자 급증에 대비해 도입을 추진 중이며, 위중증전담병원에 한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사전에 의료기기를 도입한 후 비상계획이 발동되는 즉시 의료 현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다만 에크모는 중증환자 중에서도 최중증 환자에게만 사용되기 때문에, 이번 에크모 도입은 방역당국이 향후 중환자 발생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인공호흡기는 폐 속으로 공기를 불어넣어줄 뿐, 폐의 역할 자체를 대신할 순 없다. 폐는 들숨으로 들어온 공기 중에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산소를 뽑아내고, 인체 대사 과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를 날숨 속에 포함시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만약 폐포의 기능이 떨어졌다면, 인공호흡기로 숨을 불어넣어 주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폐 자체의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에크모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에크모는 폐와 심장의 기능을 대신해 사용하는 의료장비로, 환자의 허벅지, 목, 어깨 등 큰 혈관이 있는 부위에 케뉼라(주사바늘)를 연결해 사용한다. 주된 역할은 혈액을 몸밖으로 빼내 산소를 넣어주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다시 넣어주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격리병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진료에 사용하다가 고장난 인공호흡기 장치를 수리업체에 보내기 위해 소독하고 있다. © News1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Δ심부전증 환자 Δ폐부전증 환자 Δ심인성 쇼크, 심정지 등으로 인해 생존에 위협이 있는 환자 Δ심장과 폐 기능 마비로 심장과 폐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주로 사용해 왔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학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에크모가 도움이 되는 경우들이 분명히 있다”며 “향후 장비 부족 상황을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는 (이번 에크모 도입 등이)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장비가 있더라도 결국 그걸 사용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인력이 없으면 무용하게 된다”며 “앞으로는 경구 치료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관련 예산을 잘 확보하고, 서둘러 구매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함께 ‘에크모 신속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에크모 주간 사용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정부 지원으로 구매한 에크모를 병원 간 서로 공유하는 네트워크로, 지난 7월 출범했다. 현재는 총 48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일 대한흉부심장혈관학회가 공개한 ‘국내 코로나19-에크모, 에크모 주간현황’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이 구매한 에크모 물량은 총 407대이며, 에크모 센터는 총 111곳이다. 코로나19 환자가 사용하고 있는 에크모 수는 112대 중 38개이며,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에크모 가동센터는 총 25곳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