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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써달라” 리베이트 뿌린 남양·매일유업, 공정위 제재

입력 | 2021-11-11 12:05:00

© News1 DB


남양유업이 자사 분유를 이용해달라며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낮은 금리로 거액의 돈을 빌려주는 등 불법 리베이트를 하다 적발돼 억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매일유업 지주사 매일홀딩스도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물품을 무상공급하거나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한 것이 드러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사 분유 이용을 유인하려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남양유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400만원, 매일홀딩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00만원을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16년 8월~2018년 9월 21개 산부인과와 4개 산후조리원에 2.5~3.0% 연 이자율로 총 143억6000만원을 빌려줬다.

이 중 산부인과 4곳, 산후조리원 2곳과는 신규계약을 맺어 총 16억6000만원을 빌려주고, 17개 산부인과와 2개 산후조리원엔 기존에 빌려준 총 127억원의 계약기간을 연장하면서 기존 이자율(4.2~5.9%)을 2.5~3.0%로 낮춰줬다.

이는 당시 연도별 은행평균 대출금리(운전자금대출)보다 최소 0.50~1.01%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즉 남양유업은 연도별 은행평균 대출금리보다 20~34% 낮은 금리로 이들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이다.

매일홀딩스는 2012년 7월~2015년 11월 16개 산부인과와 1개 산후조리원에 의료기기와 전자제품, 가구 등 물품을 무상공급하거나 인테리어·광고 등 비용을 지원하는 등 총 1억5903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이들 2개사는 지난 2010년에도 산부인과에 자사 분유를 독점공급하려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 드러나 공정위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상당한 자금력으로 장기간 저리 대여금을 제공하거나 분유매출액 대비 20~30%에 달하는 비용을 산부인과 등에 제공하는 건 통상적인 판촉활동 수준을 넘는 과도한 이익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모는 퇴원 뒤에도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에서 제공받은 분유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신생아 분유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분유 이용 고객의 유인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남양유업이 리베이트를 제공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총 25곳을 조사한 결과 22곳이 남양유업 분유만 단독 사용했고, 매일홀딩스의 경우 조사에 응답한 12곳 중 10개 산부인과가 매일유업 분유만 단독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