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이노 ‘NCM’ vs CATL ‘LFP’ vs 파나소닉 ‘전고체’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한국 배터리업계(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구반반’, 중국 CATL의 ‘LFP’, 일본 파나소닉의 ‘전고체’ 구도로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주도권을 놓고 한중일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중점 전략이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11일 현존 리튬이온배터리 중 최고 사양인 ‘구반반’ 배터리를 다음달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는 내년 상반기(1~6월) 출시되는 미국 포드의 ‘F-150 라이트닝’에 처음 탑재된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주류는 리튬이온배터리 중에서도 양극재를 니켈(N), 코발트(C), 망간(M)을 6:2:2~8:1:1 비율로 배합해 만든 NCM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의 한국, 미국, 폴란드 등 공장과 SK이노베이션의 한국, 미국, 헝가리 등 공장에서 제조해 주류 완성차 업계들이 채택한 배터리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반반 배터리는 기존 NCM811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약 20%가량 높다. 같은 크기 배터리를 탑재했을 때 500㎞를 주행할 수 있던 차량이 600㎞를 달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도 니켈 90% 비율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목표다.
반면 중국 CATL은 양극재 재료에 리튬(L), 인산(P), 철(F) 등을 사용해 출력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내년 글로벌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허 문제로 그간 중국 내수용으로만 생산했던 LFP 배터리는 내년 초 주요 특허들이 만료되면서 해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최근 NCM 배터리의 소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 배터리 경쟁력이 강해졌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 NCM 배터리의 60% 수준밖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테슬라가 내년 양산할 기본형 모델(모델, 모델Y)과 벤츠의 EQA, EQB 등 엔트리 모델에 적용이 확정되면서 ‘가성비 대체재’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엔트리 모델, 프리미엄 모델 등으로 더욱 세분화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그에 맞는 배터리 전략도 다변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시장의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자사에 가장 최적화된 전략을 빠르게 채택하는 곳이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