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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실증사업’의 국내 메카로 떠오른다

입력 | 2021-11-12 03:00:00

인근에 공항-항만 인프라 갖추고
스마트시티 구축 데이터 확보 강점
혁신 제품-기술 상용화 앞당기며
국내 스타트업의 관심 이끌어내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중관춘(中關村)과 같은 개방형 혁신창업 거점인 인천 스타트업 파크. 올해 2월 문을 연 인천 스타트업 파크에는 현재 혁신 스타트업 80개사가 입주해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올해 2월 회사를 설립한 인천 송도 입주기업 ㈜에이블랩스는 ‘인천 스타트업 파크’(개방형 혁신 창업 공간)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리퀴드 핸들러’라는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수작업 방식의 시약·용액 핸들링(흡입, 분주, 혼합)은 오염 등 문제가 있었다. 이 회사는 높은 수준의 재현성, 반복성, 정밀성을 갖춘 자동화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 외국 기업의 제품과 비교해 성능은 비슷하면서 장비 가격은 절반 이상으로 낮췄다. 8월 혁신성장유형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인천 스타트업 파크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잇달아 선정됐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성능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실증 성공 시 구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랩스는 2월 회사 설립 후 11월 현재 7명을 신규 채용하고 6억6000만 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인천 스타트업 파크의 대표 기업인 엘메카는 약 20억 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 회사는 인천 스타트업 파크 내 신한스퀘어 브릿지 인천(신한금융그룹 운영) ‘글로벌 멤버십’에 속해 있다. 중증 호흡기 환자 및 간병인을 위한 의료기기를 생산하는데 스위스 기업과 2000만 달러 규모의 합자회사를 설립한다. 다음 달에는 해외에 약 100억 원의 의료기기를 수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기업의 성공사례는 혁신 제품, 서비스 검증 등을 통한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힘을 쏟는 국내 스타트업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실증사업의 국내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실증은 공간, 데이터, 인프라(플랫폼) 등 실증 자원을 활용,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말한다.

11일 인천경제청과 인천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의 기술 상용화를 위해 ‘인천 스타트업 파크 IFEZ 실증 프로그램’에 5개사를 선정해 실증에 필요한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당 5000만 원의 지원을 받는 자금 지원형에는 에이블랩스와 ㈜별따러가자 등 2개 기업이 선정됐다. 또 실증 자원(공간)을 제공받는 스타트업은 ㈜쉐코, ㈜브이스페이스, ㈜위드라이브 등 3개 기업이다.

별따러가자는 이륜차(오토바이)들의 운행 데이터를 수집해 안전 운전 등을 판단하는 솔루션을 테스트한다. 라이더들의 안전 운전 보상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어 민간 보험사 등이 실증 결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실증 공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근에 공항, 항만 등을 갖추고 있고,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을 포함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도시공사, 인천교통공사 등 관련 기관이 스타트업의 실증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운영하는 인천 스타트업 파크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공모 사업에서 인천시가 1위로 선정돼 구축됐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중관춘(中關村)과 같은 개방형 혁신창업 거점이다.

60여 개 사무실과 40여 개 회의실, 지능형 사물인터넷, 실증 지원 랩 등을 갖췄다. 올해 2월 개관했는데 혁신 스타트업 80개사가 입주했다.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공간, 인프라·플랫폼, 데이터, 전문가 등의 실증자원 확보와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빠른 시간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