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안건에 대한 찬성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이날 중국공산당은 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 ‘역사결의’를 채택하면서 시 주석을 공산 혁명을 주도한 마오쩌둥,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반열의 지도자로 격상시켰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중국공산당(중공)은 어제 폐막한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100년의 당 역사를 정리하는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중앙위는 시진핑 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중화문화와 중국정신의 시대적 정수”라고 평가하며 중국을 일으킨 마오쩌둥, 부유하게 만든 덩샤오핑과 함께 중국을 강하게 만든 시 주석의 리더십을 찬양했다. 시 주석을 마오와 덩을 잇는 3대 영도자 반열에 올리면서 내년 20차 당 대회에서의 3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것이다.
이번 역사결의는 중공 역사상 세 번째로 채택됐다. 1945년 마오는 소련과 코민테른의 대리세력 등 정적들을 축출한 뒤 역사결의를 통해 1인 체제 수립의 정당성을 확보했고, 1981년 덩은 마오의 문화혁명이 낳은 참상과 실책을 반성하면서 자신의 개혁개방 노선을 공고히 했다. 이번에 시 주석은 새로운 역사결의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자 지위에 오르면서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시 주석의 권력 공고화는 마오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중국사회 저변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른바 신(新)마오주의는 덩의 개혁개방이 낳은 불평등을 비판하면서 마오 시절을 연상케 하는 애국주의 열기를 북돋았다. 시 주석 집권 이래 덩 시절부터 유지돼온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무너졌고, 사회 곳곳에 대한 국가적 통제는 한층 강화됐다. 이번 역사결의로 마오의 위상은 높아지고 덩의 입지는 축소됐다. 마오 독재시대로의 뒷걸음질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