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KT 한국시리즈] PS 5경기서 위기때마다 등판…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 정규시즌보다 훨씬 높은 성적… 선발 흔들리면 2, 3회에 투입 김태형 감독 전략도 잘 맞아 “자신감 있는 스플리터 눈길”
평균 2m 릴리스포인트에서 내려찍는 두산 이영하의 묵직한 공은 타석에 선 타자를 얼어붙게 만든다. 정규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던 이영하는 포스트시즌 들어 팀에서 가장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역투하는 이영하.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두산이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의 대업을 이루는 데 일등공신은 단연 투수 이영하(24)가 꼽힌다. 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닝을 가리지 않고 등판한 이영하는 올 포스트시즌(PS) 들어 5경기에 등판해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팀이 거둔 5승 중 3승을 책임졌다. 준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 1.59, 플레이오프 0.00으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정규시즌의 부진(35경기 5승 6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29)을 보란 듯 씻어내는 호투다.
스플리터의 비중을 정규시즌 5%에서 PS 10%로 높인 것이 눈길을 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심리적 부담이 큰 PS 경기에서 폭투 가능성이 높은 스플리터를 자신 있게 던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커맨드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기마다 달라지는 볼 배합도 상대 타선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당시 패스트볼 35%, 슬라이더 59%를 구사했던 이영하는 다음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패스트볼 72%, 슬라이더 16%로 180도 다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상대 타선을 얼어붙게 만드는 ‘영하의 가을야구’는 어떤 엔딩을 맞이할까. 그 하이라이트가 될 KT와의 KS(7전 4선승제)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막을 올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