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봉하마을 돌며 외연 확장
노무현 묘역 21분간 참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윤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소탈하면서 기득권과 싸운 노무현 정신을 잘 배우겠다”고 밝혔다. 김해=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1일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잇달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며 “절 반대하는 분들도 다 포용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을 사과한 데 이어 이날 하루 “국민 통합”을 11차례 강조하며 외연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 ‘국민 통합’ 11번 외친 尹
윤 후보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노 전 대통령은 서민의 대통령으로 칭하면서 중도층과 진보 진영 껴안기에 나섰다. 반문(반문재인) 전선을 기치로 대선에 나섰지만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지지층을 향해서는 구애에 나선 것.윤 후보는 이날 오전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김대중 정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내세울 것이 국민 통합”이라며 “그 행정과 지혜를 배워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힘들게 했던 분들을 다 용서하고, 국민 통합이라는 큰 밑그림으로 IMF라는 국난 극복을 해나가셨다”고도 했다. 그는 방명록에 “국민 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 방문을 두고 전남5·18민주화운동동지회 회원 약 20명은 기념관 앞에서 “윤 전 총장의 목포 방문과 기념관 방문을 반대한다”며 농성을 벌였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차기 정부를 맡더라도 절 반대하는 분들을 다 존중하고 포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 지역이 경제 성장과 번영에서 소외돼선 안 된다”며 “지역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문제에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권양숙 면담 불발…21분 만에 참배 종료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했다. 전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들의 반발에 막혀 헌화와 분향을 하지 못한 것과 달리 이날은 1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여들었다. 윤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헌화와 분향을 했고, 방명록에는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청년세대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이라며 “서민적이고 소탈하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고 했다. 그는 “국민 통합이 용서와 화해의 통합도 있지만 부당한 기득권을 타파해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며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 모두에게서 이런 정신을 배우겠다”고 했다.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정치 보복을 안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정치 보복은 정치가 아니라 공작이기 때문에 그런 공작은 안 한다”고 했다.
목포·김해=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