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내수 경기가 점차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반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으며 할인점 매출액도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정부는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 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확대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고용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방역체계 전환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 여건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내수 부진 완화’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으며 5~6월에는 ‘내수 개선’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4차 확산이 본격화되자 지난 7월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8~10월 ‘내수 불확실성 지속’이라고 우려하더니 이달 ‘내수 개선’으로 경고 수위를 낮췄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전체적인 불확실성이 내수에서 대외 파트로 옮겨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빠르게 늘고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면서 내수 부진 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원자재 상승, 공급망 차질, 인플레 압력을 높이면서 당초 우려보다 리스크 요인이 길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해서는 “원자재 공급 차질은 해결되는 순간 아무 문제가 없다”며 “3개월 치 분량을 확보했으니 경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했다.
특히 소매 판매 주요 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10월 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보다 13.4% 늘며 지난 4월(14.3%)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 2월부터 9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소비 심리가 개선, 신규 백화점 오픈에 재난지원금 및 신용카드 캐시백 등 정책적 효과가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8.8% 줄면서 8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전월(-33.3%)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6.8로 전월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하지만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으로 전월 보합을 보였으며 11월 전망은 88로 전월보다 5p 하락할 것으로 봤다.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10월 수출(잠정)은 전년보다 24.0% 증가한 55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6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4.0% 증가했다.
10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며 2개월 연속 60만 명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2.8%로 전년 동월 대비 0.9%p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며 9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9월이 최신지표인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0.8% 줄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1.3% 늘면서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0% 쪼그라들었다.
10월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고속도로 통행량은 전년보다 4.3% 증가했으나 차량 연료 판매량은 4.1% 감소하며 5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62.5로 전월보다 4.9p 상승했다. 일평균 주식거래 대금은 22조7000억원이며 이동전화 번호이동 자수는 47만 명이었다.
9월 주택시장 매매가격 상승률은 0.92%로 전월(0.96%)보다 축소됐다. 전세가격도 전월(0.63%)보다 상승 폭이 작은 0.59%를 보였다.
10월 국내 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전망 등으로 주가는 하락하고 국고채 금리는 상승했다. 중국 헝다그룹 관련 리스크 완화 등으로 환율도 내려갔다.
기재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과 연계해 내수 진작 및 민생회복 지원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한편 선제적 물가 관리, 주요 원자재 수급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