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소통 통해 ‘2030세대 표심’ 공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매타버스(민생버스) 출발을 앞두고 당직자,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acm08@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30세대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선긋기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며 ‘청년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1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방문한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를 한 뒤 곧바로 울산으로 향한다.
그는 국민보고회에서 “지방과 지역으로 경청투어를 떠나는 것은 소외되고 지방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기회를 더 많이 잃고 있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라며 “듣고 또 듣고 또 듣겠다. 질책을 달게 받고, 지금까지 부족한 것을 철저하게 채우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최근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 '첫 번째 머슴'이 되겠다”며 연일 2030세대 구애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10일 페이스북에서 “청년들께서 ‘현실은 시궁창’이라며 체념하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며 “주권자이신 2030 청년들이 제안이나 부탁하는 게 아니라, 주인으로서 당당히 요구하시면 사리에 맞게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MZ세대가 관심이 많은 ‘가상화폐’와 관련된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상화폐 과세 시점을 내년에서 2023년으로 유예하고 공제 한도를 상향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당초 내년 1월부터 연간 250만 원 이상 가상자산 투자소득에 소득세 20%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1년 미루고, 공제 한도 250만 원도 대폭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가상자산 과세는 주식양도소득세 부과하는 시점과 맞춰서 1년 연기하는 게 맞다”며 “(공제 한도) 250만 원부터 과세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당에서 심도 있게 고려해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11일 가상자산 관련 간담회에서 “민주당과 경제 정책을 집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내용과 지향에 대해서도 여러분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이 반성적인 성찰을 기초로 해서 이재명이 후보가 된 민주당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앞으로는 세상의 변화에 좀 더 민감하고,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서 좀 더 선도적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3기 민주당 정부(문재인 정부)가 100%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뿌리에서 시작한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인 건 공유하되 이전과는 전혀 다른 더 유능하고 더 전진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차별화 행보는 문재인 정부와 선긋기를 통해 취약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2030세대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문제는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 민주당 정부에 실제로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