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확보한 차량용 요소수 물량이 전국 주유소에 풀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요소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마스크 대란 때를 연상하듯 무작정 요소수를 사려는 이들이 장사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요소수 재고량이 남은 주유소 위치를 공유하는 등 자구책에 나섰지만, 다수는 요소수가 남은 주유소를 기약없이 찾아다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요소수 구매를 효율화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요소수 재고량이 남는 주유소를 찾는 이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요소수가 주유소에 공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주유소에는 요소수 주입을 기다리는 차들이 장사진을 펼쳤다. 군 비축분이 공급되는 항만 근처 주유소 근처에선 오전부터 차례를 기다리는 차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온라인상에선 몇 시간 기다린 끝에 겨우 주입했다는 등의 후기와 함께 요소수 재고량이 남은 주유소들의 위치를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오전부터 광양만 인근 주유소 근처에 줄 서 있었다는 한 화물기사는 “장난 아니었다. 4시간 만에 성공했다”며 “할 짓이 못 된다”고 밝혔다.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 기사는 “요소수 때문에 4차로와 3차로 통행이 안 된다. 2.5㎞ 가는 데 40분이 소요된다”며 “와중에 1t 택배 트럭과 25t 트럭이 ‘키스’(접촉 사고를 이르는 말)”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대다수는 “요소수 남은 주유소는 어딘가요? 도저히 못 찾겠네요”, “요소수 찾으러 다니다가 그나마 남아있던 요소수와 기름만 날렸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재고량이 남았다는 주유소를 늦게나마 갔지만, 허탕만 치고 왔다는 이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주유소에 남은 요소수 재고량과 차량 대기 상황 등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석유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 서비스 앱 ‘오피넷’(Opinet)에서는 주변 주유소, 지역별 주유소, 유가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요소수 판매처와 재고량을 알려주는 기능은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이날에는 휘발윳값 인하 주유소를 찾는 이들이 몰리면서 한때 앱 접속이 불안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소와 요소수 수급 통제에도 실제 요소수 주입에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선 요소수 품귀 문제가 본격화한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거나 수급 대책을 촉구하는 청원 글 15개가 올라온 바 있다.
이 가운데 ‘요소수 유통 단기안정 대책’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는 개선 방안의 하나로 ‘전국 요소수 특별공급 지정 주유소 리스트(목록) 공지 및 공유’를 제안했다. 청원인은 이를 통해 주유소에서 요소수 재고, 구매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 전화와 고객 불만을 피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