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하는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KS)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습니다. 바로 KT 구단과 수원시가 함께 초청한 지역 연고 초,중,고교 및 유소년 클럽 야구 선수들입니다. 1차전에는 450여 명, 이후로는 매 경기 300여 명씩 4층 및 외야 관중석에서 KS 경기를 직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초대 손님들은 예상치 못한 가을야구 나들이에 들뜬 모습들입니다. 팀의 첫 KS를 안방(수원KT위즈파크)에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는 반응입니다. 14일 1차전에 초대받은 수원북중 야구부 주장 오서진 군(15)은 “지난해 플레이오프(PO) 직관을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KT의 첫 한국시리즈를 직접 응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그것도 야구부 친구들이랑 함께 가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육성 응원은 할 수 없지만 야구부 동기, 후배들과 단체 유니폼 응원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포지션의 심우준이 롤 모델이라는 그는 “강백호 선수의 홈런으로 KT가 시원하게 1차전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을야구의 여러 이벤트 중 하나겠지만 프로야구 무대를 꿈꾸는 이들에겐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겁니다. 특히 KT가 최근 지역 연고 팀에서 좋은 유망주들을 수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여겨볼 만합니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유신고, 장안고 등은 최근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재목들을 배출해내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시즌 신인왕 투수 소형준이 유신고 출신입니다. KT는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도 1차 지명 투수 박영현을 비롯해 2차 1라운드 투수 이상우, 9라운드 외야수 김병준 등 유신고 선수 3명을 지명했습니다. 구단의 초대로 직관의 기회를 잡은 유망주 선수 중 제2의 소형준, 제3의 박영현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KT는 과거에도 연고 지역 야구부에 수천만 원 상당의 야구 용품 지원 등을 지역 야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장기적으로 팀의 밝은 미래를 위한 씨앗이 된다는 걸 이미 구단 스스로가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KT가 2000년대 이후 신생 구단 중 최단기간에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힘을 이해하게 합니다. “팬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길 꿈꾸는 오 군을 위해서라도. 한국시리즈에서 멋진 승부가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