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3년 간 미국 미주리주의 교도소에서 복역해온 케빈 스트릭랜드라는 62살의 흑인 남성이 자신의 무죄를 인정받기 위한 사흘 간의 청문회 증언 후 석방을 기다리고 있다고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트릭랜드는 1978년 4월25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1979년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5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당시 4명이 총에 맞아 3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신시아 더글라스라는 여성 한 명만 살아남았다.
스트릭랜드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더글러스가 그를 총격 현장에 있었다고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더글러스는 지난 2015년 사망했는데, 생전 자신의 잘못된 증언으로 스트릭랜드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트릭랜드는 처음부터 자신은 총격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으며, 단 한 번도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감형을 조건으로 범행을 시인하는 플리바게닝도 거부, 43년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했다.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간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잭슨 카운티의 진 피터 베이커 검사 역시 스트릭랜드가 무죄라는 것에 동의했다. 베이커는 “스트릭랜드의 사례는 정의로워야 할 시스템이 잘못 설정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스트릭랜드는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수 없었다. 나는 사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계속 믿어왔다. 내가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9명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뒤늦게 무죄가 판명돼 석방됐었다. 이들이 복역한 기간을 모두 합하면 1737년으로 1명당 평균 13.4년을 억울하게 교도소에서 보낸 셈이다. 잘못된 판결의 약 30%는 스트릭랜드처럼 목격자가 범인을 잘못 지목한 데 따른 것이었다.
스트릭랜드의 변호사 로버트 호프먼은 “결과적으로 스트릭랜드는 전원 백인들로만 구성된 배심원단에 의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로 삶의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그의 무죄 여부에 대한 판결은 판사에 달려 있는데, 판결이 언제 내려질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