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80m에 지어진 대심도 서부간선지하도로 터널 (서울시 제공) 2021.8.29/뉴스1
지하 50m 이상 대심도를 뚫어 짓는 온수터널이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새벽 공사를 단행한 건설업체를 지적하며 사실상 수직구 위치 등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상에 끼치는 영향이 극히 적은 대심도 터널공사에 과도한 반대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1일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광명~서울 고속도로 2공구 시공사인 한양은 지난 9일 새벽 3시께 온수터널 수직구 예정지에 공사 지역 구분을 위한 펜스(장애물)를 설치했다.
일부 주민들이 해당공사에 대해 반대하며 안전을 위해 설치한 펜스를 걷어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펜스를 해체한 근거로 사전에 국토부와 시행사 등 책임있는 사업 주체가 충분한 설명회를 거쳐 주민 동의를 구한 뒤 공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공사를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의 주장도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사 구간이 단층파쇄대라며 수직구 위치를 변경하거나 공법 변경 등 보완설계를 해달라고 요구하는데, 이미 안전한 공법으로 보완설계가 돼 있는 데다, 단층파쇄대는 서울전역에 걸쳐진 것”이라며 “이마저 지하 50m의 대심도 터널로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진동조차 기존 터널공사에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GTX-C노선의 대심도 노선을 둘러싼 은마 아파트 주민들의 집단민원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대심도 터널을 이용한 교통 인프라는 주민들의 재산권 손실과 실질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부재원의 낭비를 막기 위해 자주 쓰이는 방식”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논의가 있지만, 일부 국가에선 40~50m 이하의 지하는 재산권도 적용할 수 없는데 이는 그만큼 손해를 끼칠 우려가 극히 희소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