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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타버스’ 올라탄 이재명 “꼼수 위성정당 사과…당 완전히 바뀔 것”

입력 | 2021-11-12 19:44: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매타버스(민생버스) 출발을 앞두고 당직자,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acm08@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매우 부족했다는 국민들의 지적에 대해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12일 국민보고회 개회사)

“(민주당이) 약간 구식이지 않나. 이재명이 후보가 된 민주당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11일 가상자산 간담회)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연일 당의 변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12일 지난해 총선에 등장했던 위성정당의 방지법 추진을 당에 지시하며 “우리 당에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이 후보가 중도 확장을 위해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뿐 아니라 민주당의 변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 李 “꼼수 위성정당 창당에 사과드린다”
이 후보는 이날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민주당이 지금까지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서 국민 주권의 원리를 정치 현장에 실천하려고 나름의 노력을 했습니다만 매우 부족했다는 국민들의 지적에 대해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민주당이 국민을 섬기고 낮은 자세로 정말 현장에서 국민들의 일상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가상자산 관련 간담회에 이어 이틀 연속 민주당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

이날 위성정당 방지법을 꺼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위성정당 창당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데 대해 당의 후보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고 당 선거대책위원회 박찬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각각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꼼수 위성정당 창당 행렬에 가담해 국민의 다양한 정치의사 반영을 방해하고 소수정당의 정치적 기회를 박탈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고도 했다.

이런 이 후보의 행보를 두고 여권에서는 “당의 비주류였던 이 후보가 전면에 나서게 된 뒤 본격적으로 ‘이재명표 민주당’의 색채를 입히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의견이 더 많은 상황에서 통렬한 반성 없이는 중도·진보 지지층을 붙잡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이라며 “당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이 후보의 발언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지역 순회 나선 李, 청년층 표심 잡기 주력
이날 이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8주 간의 전국 순회 일정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평일에는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주말을 포함한 3, 4일은 전국 8개 권역을 돌며 민생 현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저희가 지방으로, 지역으로 이렇게 경청 투어를 떠나는 것도 결국은 정말로 소외되고 똑같은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지방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기회를 더 많이 잃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라며 “낮은 곳을 조금씩이라도 전체적으로 올려야 우리 국민의 전체적인 삶이 개선된다는 생각으로 듣고 또 듣고 또 듣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이번 지역 순회를 통해 2030세대와의 접촉면을 최대한 넓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MZ 세대’를 버스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MㅏZㅏ요 토크’(마자요 토크), 차박용 차량으로 캠핑을 하는 ‘명심 캠핑’ 등 청년 맞춤형 일정도 준비했다. 이 후보는 12일 첫 방문지인 울산에서도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라는 간담회를 통해 지역 청년들을 만났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배가 되어서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국가의 대대적인 역할을 통해 새로운 산업전환, 신산업 창출,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했다.

또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휴대전화 안심 데이터’ 무료 제공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기본 데이터 용량을 모두 소진하더라도 최소한의 메신저와 전자결제 등 공공서비스만큼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 국민 ‘안심 데이터’를 도입하겠다”며 “안심 데이터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2022년 이내에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부동산 개발에서 나온 이익을 기초자산으로 가상자산을 만든 뒤 이를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