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 정원의 역사/페넬로페 홉하우스, 앰브라 에드워즈 지음·박원순 옮김/512쪽·5만5000원·시공사
17세기 프랑스 재무장관 니콜라 푸케(1615∼1680)가 세운 성인 보르비콩트의 정원. 좌우 대칭이 뚜렷한 평면기하학식 정원의 전형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시공사 제공
정원(庭園)은 사전적으로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원사이자 식물 연구자인 저자들은 현대 사회에서 정원은 넓은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공서에 붙어 있는 뜰이나 대중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까지 정원의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야를 확장하니 우리가 방문하는 곳곳에 정원이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15세기 베네치아에서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그림 ‘사랑의 정원’. 향기로운 장미가 가득하고 언제든 물을 마실 수 있는 이 정원은 이상적인 낙원을 상징한다. 시공사 제공
정원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영원히 따뜻하고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는 낙원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책을 읽으니 여러 황제와 문인들이 정원에 심취한 이유를 알 것만 같다. 때론 정원은 통치자들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도구로 쓰였다. 정원에 빠져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이도 있다. 왕보다 화려한 정원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처형을 당하거나 평생 감옥에 갇혀 산 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18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에 조성된 산후안카피스트라노 선교회 정원. 시공사 제공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