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여부를 확정해 발표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용도 전환을 두고 이견이 분분하다.
13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했을 때 대기환경과 국민건강에 끼치는 영향 등을 검토 중이다.
이번 검토는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조처 중 하나다. 지난 10월 중국이 원료인 요소 수입을 사실상 제한하면서 중국 요소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에선 요소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산업용 요소와 요소수 시료를 확보해 성분을 시험·검사한 후 실제 자동차에 주입해 오염물질 배출농도와 SCR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검토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결과가 이번 주 말 정도에 나올 것이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이달 셋째 주 초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앞당긴 셈이다. 다만 용도 전환 검토에 고려할 점이 많은 만큼 셋째 주 초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요소수 용도 전환을 둘러싸고 이견이 상당하다.
산업용 요소수와 차량용 요소수의 요소 함유량은 각각 40.8%, 32.5%다. 이 함유량을 조절하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써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은 산업용을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차량에 적합한 순도와 농도를 맞출 수는 있겠지만, 농도나 순도를 잘못 맞춘 경우엔 불순물이 끼거나 부품이 고장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수디자인학과 교수도 “자동차 제작사에서도 차량용으로만 실험을 했지 산업용으로 해본 적 없다”며 “산업용 요소도 당연히 불순물이 있다. 당장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엔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지금 해외에서 요소와 요소수가 많이 공급되고 있다”며 “정부에서 전환한 요소수를 써도 된다고 발표한 뒤에 차량 고장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만큼 섣불리 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