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행보 이틀째인 13일 부산 지역 청년들과 만나 지역 표심 구애에 나섰다.
전국 순회 민심 행보 첫 행선지로 부산을 방문 중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스튜디오 형태로 개조된 버스에서 지역 청년 4명과 국민반상회를 열었다.
이 후보는 “다양하게 청년의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으로 매타버스 안에서 국민반상회를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약간 아재 냄새가 나지만 그런 방식으로 얘기해보겠다”며 “오늘 얘기로 끝낼 게 아니라 가능하면 정책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은 복지가 아니라 투자 개념이지 않냐는 한 참가자의 언급에 반색하며 “객관적으로 진실인데 고정관념 때문에 제대로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생기고 신화가 많다”며 여성 할당제 논란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성 할당제는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혜택을 보냐면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며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이걸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하면 막 박수친다”고 꼬집었다.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주문에는 “일자리를 제가 만들 수는 없다”며 “정치인들이 일자리 몇 개를 만든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그 말을 못 한다. 책임져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일자리를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 환경의 핵심은 자유로움과 공정성”이라며 “너무 자유로워서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고 부정식품이라도 사먹을 자유를 만들면 나라는 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중소기업 중심의 지역 일자리 문제와 일·가정 양립, 예술인 지원 등을 소재로 이 후보와 각본없이 대화를 나눴다.
이 후보는 “저한테 가끔 겁이 없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는데 겁이 없는 사람은 없다”며 “MBTI 검사 하면 지금 보여지는 것과 완전 반대”라면서 웃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이 후보는 부산 영도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부산 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 기업인과도 만났다.
그는 서울과 지방 간 격차로 인한 지역 인재 채용 어려움을 토로한 기업인들에게 “균형발전이 근본적인 대책이고, 핵심은 국가 재정과 권력을 지방에 많이 쓰는 것”이라며 “균형 발전이 인재 문제, 구조 문제도 해결하는 단초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이날 첫 일정으로 유엔군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장병들이 안장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함께 사는 세상’ 자유와 평화를 위한 님들의 숭고와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공존과 번영으로 보답하겠다”고 방명록을 적었다.
이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공산주의 이념 실현이 대체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동족에게 총부리를 들이대 수백만명이 생명을 잃고 전국이 초토화되는 상황을 만들어냈나”라며 “이념보다 중요한 건 생명이고 더 중요한 건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화”라고 강조했다.
[서울·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