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지난달 22일 처음 공개된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은 퇴근 후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술펀질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드라마로 리메이크했다. 마음이 갈팡질팡 하는 갓 서른살 여자들의 삶을 빌려 지친 몸과 마음을 녹여줄 위로를 전하는 드라마다.
‘술꾼도시여자들’은 파격적이고 과감한 설정과 함께 공감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술자리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세 여자가 학생, 사회초년생 시절을 거쳐 사회인으로 살면서 느낀 ‘웃픈’ 성장통이 담겼다.
첫 회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웃지 못할 이야기, 상사의 압박에 반박하지도 못한 순간, 나이에 맞게 살라는 온갖 잔소리에 치이는 고민이 어찌 그들만의 이야기이겠나. 시청자들은 좋은 술친구를 만난 듯, 아무 고민없이 웃게 해주는 친구들과의 만남처럼 ‘술꾼도시여자들’에 빠져들고 있다.
‘술꾼도시여자들’ 포스터
배우 이선빈이 방송작가 안소희 역을, 한선화가 요가강사 한지연, 정은지가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로 분했다. 19금 드라마가 보여주는 더욱 과감한 이야기 속에서 걸그룹 출신 ‘연기돌’ 한선화와 정은지가 보여주는 활약에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지연은 애시청자들에는 ‘미친 캐릭터’로 불린다. ‘왜 살이 안 빠지냐’는 회원들에 말에 “저는 약 먹고 뺐어요”라고 웃고, 남자회원들의 노골적인 시선도 하이톤의 목소리로 철벽을 친다. ‘멍청하다’는 말에 “나 멍청한 것 너희들이 말해줬어? 안녕, 나 멍청이야”라고 응수한다.
어떤 공격도 “어머~” 한마디로 무력화시키는 ‘센 캐’ 그 자체. 한선화는 한지연을 자신의 인생캐릭터로 만들고 있다. 캐릭터의 강점을 제대로 어필하는 연기력은 물론, 배우 본연의 ‘하이텐션’ 에너지와 예능에서 쌓은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킨다. 배우가 가진 매력과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좋은 예로 꼽히며, 시청자들의 호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
한선화와 정은지가 맞붙었던 5화는 공개와 동시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눈에는 눈, 욕에는 욕으로 응수하는 싸움 장면은, 날것의 욕설과 배우들의 열연이 화제가 되며 유튜브와 SNS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걸그룹 출신이라는 점은 드라마와 캐릭터 특성상 더욱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대개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들에게 ‘연기돌’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면, ‘술꾼도시여자들’에서는 오히려 인물들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춤 실력이 비중있게 다뤄지는 댄스대회 장면에서 더욱 매력이 돋보이고, 과거 무대에서 보여준 콘셉트와 반대되는 과감한 설정이 반전효과를 내기도 한다.
‘아이돌’ 수식어를 벗어나는 게 아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한선화와 정은지. 마침내 ‘인생캐’를 만났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