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생탐방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인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국 순회 일정 중 찾은 부산에서 ‘부산은 재미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 관련, 야당이 ‘지역 비하 발언’이라며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13일 부산 영도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과거 부산 고갯길은 고통이지만 지금은 매력”이라며 “잘 키워서 지금보다 나은 정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했다가 “재미있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급하게 말을 바꿨다. 수도권에 비해 부산이 젊은 층의 소구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은 이해찬 전 대표가 과거 부산을 방문해 ‘도시가 초라하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던 점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 초 부산 시민을 향해 ‘한심하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하며 “이쯤 되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역 비하 DNA를 이재명 후보가 계승하려는 건 아닌지 분명히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도 꼬집었다.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님, 부산이 재미없어 죄송하다”며 “사고의 틀이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한 걸음도 못 나오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울 따름”이라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박 시장은 “땅만 개발하면 대박이 나고 기업과 사람이 몰리는 경기도 같은 곳은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지방은 정말 재미가 없다. 떠나는 기업과 사람 잡기에도 힘에 부치고 무엇 하나 유치하려면 경기도보다 100배 이상 힘든 곳이 지방이자 부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공정 사회가 되려면 복수의 발전축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지역을 ‘발전 주체’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지방이 처한 어려움에 공감 한마디와 함께 재미없다고 말해야 지역민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닌가. 부산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에서 청년특보를 역임한 장예찬 시사평론가도 “광안리만 보면 설레는 부산 청년으로서 이 후보의 천박한 인식과 막말이 경악스럽다”며 “평소에 강남에서 뭘 하길래 부산이 재미없는 도시라는 지역 비하 발언을 내뱉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