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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단독 인터뷰] 윤석열 “김종인이 어떻게 허수아비 되겠는가”

입력 | 2021-11-14 20:20:00

尹캠프 ‘문고리 3인방’ 없어”…물갈이 대신 확장형 선대위 꾸릴 듯




● “이재명과 1:1 회동해서 뭘 하겠나”
● “당 경선 함께 치른 사람들 역량은 이미 검증”
● “왜 갈등 없겠나…가장 합당한 형태 선대위 만드는 중”
● “요소수 대란, ‘미안하다’ 해야지 걱정할 일 아니라니…”
● 부산저축銀 부실수사 의혹 특검? “조작 선동”
● 김오수 잔여임기 보장? “文정부처럼 졸렬한 짓 안 해”
● “자영업자 긴급구제 안 하면 추후 재정 더 소요”
● “安과 단일화, 지금 운운 못 해…洪 모시려 노력 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월 12일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61)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월 12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캠프에) 모신다면 어떻게 허수아비가 되겠는가”라며 “그분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 (캠프 운영을) 하게 될 텐데”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같은 날 오전 라디오방송에 나와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 없다”라고 말한 데 대한 응답 격이다. 다만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달라는 뜻 아니겠나”라는 추가 질문에 “선거조직은 다양한 국민의 참여와 캠페인 전문성이 있는 팀 간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그의 대선 캠프가 있는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서 ‘신동아’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언론을 통해 바깥의 제3자가 (선대위 구성에 관해) 훈수 두는 경우도 있다”며 “한 사람 의견이 아니라 모든 것을 종합해 가장 합당한 형태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 캠프를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을 거론한 데 대해선 “당 경선을 같이 치른 사람들은 역량이 검증됐고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일하고 있어 거기(문고리 3인방)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인적쇄신 대신 기존 인사와 영입 인사가 함께하는 형태의 확장형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안한 1:1 회동에 대해선 “각자 자기 길 가면 되는 것이지 회동해서 뭘 하겠나”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여권이 윤 후보의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도 특검을 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선 “조작 선동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집권할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직자들의 잔여임기를 보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법을 지키겠다”, 김오수 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임기가 보장돼 있는 사람을 해임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처럼) 졸렬한 짓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자신의 ‘자영업자 손실보상 50조 원 공약’에 대해 “걸표(乞票·표 구걸) 행위”라 비난한 데 대해선 “그냥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게 매표 행위”라며 “자영업자에 대해 긴급구제를 하지 않으면 추후에 재정이 더 소요된다”고 맞받아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여부를 놓곤 “지금 단일화 운운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며 ‘국민의힘 원팀 선대위’와 관련해선 “홍준표 의원을 모시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래는 주요 현안에 관한 윤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를 비롯해 복지정책, 언론관, 기업관, 역대 대통령 평가, 2030세대에 대한 시각 등 윤 후보의 국정운영 기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인터뷰 전문(원고지 약 1만 자 분량)은 11월 19일 발매 예정인 ‘신동아’ 12월호에 실린다.

“정치조직인데 갈등 없을 수 있겠나”
-최근 중국의 일방적 조치로 불거진 ‘요소수 대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지만 서민의 피해가 크다. 과거 일본이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를 할 때 ‘죽창가’를 운운하던 여권 대응도 대조적이다.

“요소수가 없으면 대형트럭은 시동을 걸 수가 없다. 당연히 요소수 공급을 다변화했어야 했다. 수입량의 90% 이상이 중국서 들어오게 돼 있는데,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이 제대로 안 들어온 탓이라 변명한다. 실제 그런지, 아니면 (중국이) 우리한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기 위해 (조치를) 한 건지에 대해 정확한 진상 파악도 없다. (문 대통령이 말한)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는 말은 뭔가. 발전소에 쓸 요소수를 차량으로 돌리겠다는 뜻인가? 기술적으로 그렇게 쓸 수 없다고 한다. 그럼 무슨 대책을 세워놓고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가. 준비를 못 해 미안하다고 해야지. (서민들이) 요소수 못 구해 난리고, 1만 원 하던 요소수가 지금 10만 원 아닌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문제를 놓고 말이 많다. 선대위 안에는 김 전 위원장과 불편한 인물들도 있고,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최근 “흥선대원군 김종인, 어린 고종 윤석열”이라는 발언까지 했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갈등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정치조직인데 갈등이 왜 없겠나. 임명직 공무원 인사를 해도 갈등이 있다. 그걸 잘 풀어가는 게 정치다. 선거조직에는 캠페인 전략을 주도해 나가는 소수의 핵심인물도 있게 마련이고, 많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층에서 일할 사람들이 동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이걸(선대위 구성) 갖고 의견이 다른 사람도 있고 언론을 통해 바깥에 있는 제3자가 훈수를 두는 경우도 있다. 어떤 한 사람 의견이 아니라 모든 것을 종합해 가장 합당한 형태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오늘(12일) 오전 김 전 위원장이 CBS 라디오에 나와 윤 후보를 겨냥해 “한 가지 개인적으로 충고를 해주는 건 뮈냐면,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 한다”고 했다. 사실상 선대위 인적쇄신 혹은 물갈이를 간접적으로 요구한 셈 아닌가.

“글쎄다. 사람이 중요한 것 아닌가? 조직과 시스템도 중요하고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도 중요하다. (김 전 위원장이) 말씀한 취지가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 중요하지 않나. 젊은 피도 중요하고 김 전 위원장처럼 경륜 있는 원로의 생각이나 경험도 중요하다.”

-맥락을 보면, 김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정권 시절 ‘문고리 3인방’을 언급하면서 ‘비선이나 특정 2~3인에게 의지하는 식의 캠프 운영은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읽힌다.

“박근혜 정권 때의 문고리 3인방은 역할이 공개돼 있지도 않았고 역량도 검증이 안 된 사람들이다. 우리 당에서 경선을 같이 치른 사람들은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고, 필요한 역량이 이미 검증됐다. 또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일하고 있다. 거기(문고리 3인방)하고는 다르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참여에 대해 “내가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 없잖아”라고도 했는데.

“우리가 김 전 위원장의 경륜을 배우고 모시려고 한다면 어떻게 (김 전 위원장이) 허수아비가 되겠는가. 그분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서 (캠프 운영을) 하게 될 텐데. 글쎄다. 무슨 차원에서 그런…. 실제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맞나?”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야 없겠지만 ‘전권’을 달라는 뜻 아니겠나.

“선거조직은 다양한 국민의 참여와 대표성, 캠페인 전략에 관해 전문성을 갖춘 경험 많은 팀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각자 자기 길 가면 되는 것이지 회동해서 뭘 하겠나”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박해윤 기자]




“조작 선동은 하지 말아야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11월 10일 한 언론사 행사장에서 만난 윤 후보에게 귓속말로 1:1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런 건 아니다. 그날 공식적으로 처음 만났는데 (이 후보가) ‘앞으로 기회 되면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니 나도 ‘그럽시다’라고 답했다. 사람 간의 예의 차원의 인사였다. 각자 자기 길을 가면 되는 거지 회동해서 뭘 하겠나.”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에 대해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미진한 점이 있거나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여당은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주임검사로 있을 때 부실 수사 의혹이 있다며 특검에 포함하자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여당이 ‘특검 불가’에서 ‘조건부 수용’으로 ‘턴’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혀 아니다. 대규모 비리가 터졌는데 늑장 수사, 부실 수사, 봐주기 수사를 하면 특검으로 가야 한다. 나와 관련한 의혹은 수사 인력을 투입해 다 해왔다. (책상을 탁탁 치면서) 이 정권의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비리가 있으면 그걸 묶어 ‘쌍 특검’으로 가는 건 좋다. 그런데 나는 야권 인사다. 이 정부가 내가 검찰총장으로 일하던 2년 전부터 가족이다 뭐다 다 털었다. 정상적인 총장 직무 정지까지 징계해 가면서 온갖 짓을 다 했다. 어마어마한 인원이 투입됐다. 그게 특검으로 왜 가야 하나? (여당이) ‘고발 사주’라고 얘기하기에 내가 ‘고발 사주? 그래, 특검 가자’고 했다. 왜? 특검 가면 조금 낫겠더라. 아무 증거도 없는데 (‘고발 사주’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에 대해) 체포영장에 구속영장을 쳤다. 특검에 갈 필요가 없을 만큼 과도한 수사를 했다. 또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게 있나? 턱도 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이 후보와 여당이) 특검 하기 싫으면 못 받겠다고 버티면서 선거 치르면 된다. (대신) 그런 조작 선동은 하지 말아야지.”

-집권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폐지할 생각인가.

“법이 있고, (여당이) 국회 180석을 갖고 있는데 가능한 일이겠나.”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직자들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보장이 아니라 법에 따라 하겠다는 얘기다. 이 사람들을 자르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면 하면 안 된다. 보장한다는 적극적 차원이 아니라, 법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윤 후보 후임자인 김오수 검찰총장의 경우 2023년 6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마찬가지 잣대를 적용할 것인가.

“어쨌든 임기가 보장돼 있는 사람을 중간에 해임할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도 내가 해임이 안 되니 감찰 징계한 거 아닌가? 그런 졸렬한 짓은 하지 말아야지. 뭐든지 법에 따라 하면 되는 것 아니겠나.”

국민이 그렇게 어리석다고 생각하나”
-윤 후보의 자영업자 손실보상 50조 원 공약에 대해 민주당은 ‘걸표’ 행위라는 표현을 썼다.

“정신 나간 얘기다. 돈 있는 사람들한테까지 보편적 재난지원금이라며 돈을 수십조 원씩 쓴 사람들 아닌가. 정부가 자영업자를 상대로 방역이라는 공익을 위해 영업 제한을 했으면 그에 따라 보상해 주는 게 법적 의무다. 그 산업이 완전히 붕괴하면 국가 전체의 손실이 엄청나다. 이분들(자영업자)이 복지수급 대상자로 전락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 또한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긴급 구제를 해야 한다. ‘베일아웃’(bailout·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국가 등에 대한 긴급구제)으로 구제하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지고 재정이 더 쓰인다. 그냥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게 매표 행위지. (여당은) 국민이 그렇게 어리석다고 생각하나.”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생겨 결국은 서민들의 이자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우려도 있다.

“자영업자들이 그동안 받은 대출과 부채가 쌓였는데, (이에 대해) 집중 지원을 하지 않으면 이분들이 헤어날 방법이 없다. 50조 원에는 피해를 등급화하고 지수화해서 지원하는 손실보상이 있고, 임대료 등을 낼 수 있도록 대출 과정에서 정부가 신용보증을 하는 내용이 있고, 신보(신용보증기금) 수수료를 정부가 상당 부분 부담하는 내용도 있다. 50조 원이 대출되더라도 신보 수수료 부담은 수조 원 수준이다. 여기다 재취업, 재창업 지원까지 합해 최대 50조 원으로 책정했다. 굉장히 정확하게 계산한 거다. 민주당도 이에 대해 뭐라 말을 못 하니 그냥 ‘마타도어(흑색선전)’를 하는 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대 수준으로 내각 임명권 일부를 안 대표 측에 건네는 식의 단일화 합의가 가능한가.

“일단 안 대표가 (최근에야) 대선 출마를 했으니 본인이 대선 캠페인에서 역량을 발휘해서 뛸 수 있도록 일단 지켜보자. 지금 단일화 운운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 거 같다. 내가 그걸 입에 거론하기가 힘들다.”

-최근 홍준표 의원과는 통화한 적 없나.

“하하하. 나도 홍준표 선배를 모시려 노력하고 있다.”


《이 기사는 신동아 11월호에 실렸습니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