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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구도로 굳어질 것으로 보였던 대선판이 다자구도로 자리잡았다. 부동산 공약이 내년 치러질 대선 당락을 가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제3지대 후보들이 제시한 대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후보 1, 2위 자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정반대의 부동산 공약으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그 뒤를 한자릿수 지지율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김동연 후보가 잇따른다.
후보들은 모두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인식은 같다. 다만 각론에선 공공과 민간, 증세와 감세, 규제 강화와 완화로 전혀 다른 방향을 내세워 공약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강 후보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도 제3지대에서 맞서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서 강도를 높인 ‘매운맛’ 공약을 내세웠다.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강도를 올려 효과도 높이겠단 취지다. 주거 정책은 1가구1주택을 기본으로 펼치고, 2주택부터는 세금 중과, 3주택 이상은 임대사업 등록을 의무화하겠단 구상을 밝혔다.
부동산 세금도 강화한다. 토지가격 상승으로 발생한 이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토지초과이득세’ 도입으로 신(新) 토지공개념을 구현하겠단 계획이다. 2019년 기준 0.17%인 보유세 실효세율을 임기 내 0.5%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시가 대비 낮은 과세표준을 현실화하겠단 공약도 했다.
임차인의 ‘계속 거주권’도 보장하겠다고 했다. 현재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최대 4년(2+2)까지 임차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 횟수 제한을 없애겠단 것이다.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 ‘임대료 상한 5%’도 모든 계약에 적용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공급은 공공을 통해 늘릴 계획이다. 현재 전체 주택의 5%에 불과한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임기 내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집없는 가구 44% 중 절반을 공공주택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단 설명이다. 자가주택을 원하는 경우에는 땅을 빼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공공자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안철수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문재인 정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만큼 부동산 공약은 반대 노선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현 정부를 향해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오히려 부동산 값만 폭등하게 만든 바보천치들의 무능한 권력 놀음”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내놓은 공약 큰 틀은 유지하되, 세부 내용을 ‘전국 버전’으로 다듬을 것으로 점쳐진다.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당시 재개발과 재건축 정비사업 정상화를 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건축은 민간 주도, 재개발은 민·관 협력, 주거 복지는 공공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간 역할을 강조한 만큼 민간 공급의 걸림돌이라 불리는 규제도 다수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권으로 임대차 시장 혼란이 찾아왔다는 입장이라, 무조건적인 임대차법 강화 대신 임대인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 부작용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세금도 거래세 위주로 낮추겠단 견해도 피력했다.
시장에서는 제3지대 후보들의 공약이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뿐만 아니라 나머지 후보도 구체성이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부동산 공약을 정치적인 구호로 이용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재원 마련과 세부 실행 계획을 전면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