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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칼부림 막아낸 20대 청년…할머니 구하고 목숨 잃어

입력 | 2021-11-15 18:00:00

알리 아부카르 알리(20). 사진=고펀드미(gofundme) 캡처


영국 런던에서 의문의 칼부림이 발생해 노인을 구하려던 20대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50분경, 런던 브렌트포드 시내에서 노리스 헨리(37)라는 남성이 저녁을 사러 집 밖을 나온 84세 노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를 휘두른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노인의 딸은 “어머니는 본인이 괴한 주먹에 맞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한다. 누군가 도우러 나올 때까지 자신이 칼에 찔렸다는 것을 모르고 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역 주민은 “노인이 케밥을 먹으러 들어왔을 때 괴한이 노인을 주먹으로 때리고 바닥에 눕힌 후 칼로 찔렀다”고 밝혔다.

이를 목격한 알리 아부카르 알리(20)라는 무슬림 청년이 괴한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며 앞을 막아섰고 괴한은 알리를 칼로 찔렀다.

목격자는 “케밥 가게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며 “한 청년이 피투성이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청년을 살리기 위해 애를 썼다”고 밝혔다.

노인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고, 20대 청년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노인은 수술 끝에 고비를 넘겼다.

청년의 유가족은 “알리는 가족 중 막내로 스무 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자상하고 겸손하고 유쾌했다”며 “그런 알리가 알라신 곁으로 갔다”고 슬퍼했다.

노인의 가족은 “알리와 그의 가족을 잘 안다. 정말 훌륭한 이웃”이라며 “알리의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알기 전 내게 다가와 어머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위로를 건넸다”고 말했다.

괴한은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런던경찰서에 구금 중이다. 경찰은 아직 테러 징후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용의자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