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대표 캐릭터 어니(왼쪽)와 새 캐릭터 지영.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교육 방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가 출연한다. 세서미 스트리트가 1969년 공영방송 PBS로 첫 방송된 이후 52년 만이다.
15일(현지 시간) AP통신은 추수감사절인 25일 HBO Max로 방영될 세서미 스트리트 스페셜에 7살 한국계 미국인 여자 어린이 캐릭터 ‘지영’이 출연한다고 보도했다.
오렌지색 티셔츠에 데님 조끼를 입고 머리를 발랄하게 묶은 지영은 전자 기타 연주와 스케이트보드 타기가 취미다. 할머니와 떡볶이 같은 한국 음식 요리하기를 좋아해 친구들에게도 한국 음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지영은 “한국에서는 다른 의미를 지닌 두 글자를 조합해 이름을 짓는다”며 “내 이름의 ‘지’는 지혜를, ‘영’은 용기를 뜻한다”고 했다.
지영 캐릭터는 최근 미국의 인종 혐오에 대항하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진은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계기로 인종과 문화 다양성을 다뤄야겠다는 결심이 있었다”면서 “이 맥락에서 아시아계 캐릭터를 출연시키는 것은 당연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인형극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지영의 캐릭터는 한국계 미국인 인형극 배우인 케이틀린 김(41)이 연기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